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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 Jun 18. 2024

나에게 황무지를 주시오.

만약.


더 이상 세상에 술, 스포츠, 게임, 클럽, 정치, 콘서트, 로또, 관광, 영화, 드라마, 도박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은 무언가 집중할 것이 필요하다. 


할 게 없어서 생산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평소에 고치지 못했던 집의 부서진 곳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평소에 고치지 못했던 소비습관에 대해 점검하게 될 것이다. 평소에 미루던 운동을 하게 될 것이다. 평소에 홀대했던 가족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자기의 삶에 대해, 목표와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미대륙 서부 개척시대를 떠올려보자. 


유럽에서 바다 건너 처음 아메리카에 상륙한 백인 무리들은 서부를 향해 뻗어 나갔다. 웨건에 살림살이들을 싣고 한참을 이동했다. 그러다 물길이 보이고 수목이 보이면 정착을 결심한 뒤, 개척했다. 나무를 해와 집을 짓고, 물을 공급받을 방법을 마련했다.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지었다. 마을을 오가는 이방인이 있으면, 교역을 했다. 


인간은 결함 속에 가둬졌을 때, 본래의 쓰임새를 쓰게 된다. 본래의 쓰임새는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자식과 가족을 위한, 안전과 풍요를 제공할 제반을 닦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긍정, 행복, 쾌락, 안락을 좇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주말에 술 마시고 축구보고 여행 가는 걸 기다리며, 무려 5일의 주중을 심신이 마비된 채 흘려보내는 사이클을 평생 반복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보통 사람이다.


사람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미지의 세계로 내몰아야 한다. 그것이 지능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도 이러한 지능을 발현할 수 있는 뇌를 달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정말로 바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러기 싫어한다는 게 관찰된다.





성인이 된 여러분들은 진정으로 가슴이 뛰어보았던 마지막 기억이 언제인가.


나는 2년이 좀 안 되는 시간 동안 글을 써오며, 스스로를 미지의 세계로 꾸준히 내몰았다. 책을 만들어보고 인플루언서들을 만나고 다녔다. 스스로 SNS를 이용해 마케팅을 해봤다. 사업자를 내어 온라인 장사를 해보았다. 중국에서 상품을 수입해 보았다. 국내에 그것을 유통시켜 보았다. 그간 구독자가 늘어서 이제는 10일 뒤에 구독자 총회도 한다. 투자도 꾸준히 해왔다. 


대부분 아주 고통스러우며 외로우며 스트레스가 넘쳐흐르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저기서 아주 가끔씩 맛보는 작은 성공들에, 내 가슴은 진정으로 뛰게 되었다. 


남에게 지시를 받으며 억지로 일을 하고, 억지웃음을 보이고, 머리를 조아리는 5일을 보내는 것. 그리고 주말에 거기서 받은 나쁜 기억을 잊기 위해 술에 취하는 것. 또는 스포츠, 드라마, 여행, 파티에 스스로를 매몰시키는 것. 


이것은 가슴이 뛰는 것이 아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에는 휴게소가 없다.

 



나는 작가이다. 또 투자자이다. 또 사업이라고 하긴 거창하지만, 내 일을 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커리어'라는 것을 갖다 버렸다. 스스로 그렇게 했다. 오래전에.


그러니까 나는, 다른 이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


자산은 지금도 증가 중이며, 구독자 또한 증가 중이다. 


내가 원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남에게 지시받는 것을 원하는가?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최선을 다 못하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인과관계에서 잘못된 것은 없다. 여러분에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평생을 최선을 다 못하도록 살 것인가.


그건 전혀 다른 느낌일 것이다.




닭장을 벗어나 야생으로 들어가면,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게 된다. 동시에 야생에서 벌어지는 무질서로부터 오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다시 말하지만, 미대륙 서부개척시대를 보면 꽤 많은 개척자들이 그 과정에서 죽었다. 물이 모자라 탈수로 죽고, 약이 없으니 병으로 죽는다. 토착민인 인디언 '코만치'족의 습격에 살해당하기도 한다. 또는 별안간 나타난 무법자들이 별 이유도 없이 난사한 리볼버 총알에 재수 없이 죽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결함 속에서, 인간은 강해진다. 본래의 쓰임새를 찾는다. 


인간은 본래의 쓰임새를 스스로 행하고 있을 때, 가슴이 뛴다. 


에디슨은 몇 백번의 실험 실패 끝에, 갑자기 전구 필라멘트가 붉고 밝게 달궈지는 것을 보고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헨리 포드는 2교대 공장 근무를 끝내고 먼 거리를 걸어서 퇴근하던 중, 자동차를 자동 생산시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켰을 때,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에밀리아 에어하트는 여성 세계 최초로 프로펠러 항공기를 몰고 대서양을 횡단했을 때,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정주영은 조선소도 없이 배를 만들어주겠다며 영국에서 돈을 빌리러 다닐 때, 거절 사례를 연이어 받다 만나게 된 리바노스 회장의 주문서를 받고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반 니스텔루이와 공을 차고 있을 때,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평창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을 때,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1,2,3번째 로켓이 공중분해되고, 4번째 로켓이 극적으로 성공하여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파산위기를 겨우 모면했을 때,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그녀는 세계일주 비행 중, 실종되었다.




나는 곧 총회를 열게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뛴다. 내 글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나를 보기 위해 돈과 시간을 쓰며 오겠다는 사실에 가슴이 뛴다.


내 글을 봐주는 사람들이 늘고, 내 글에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생겨남에 가슴이 뛴다.


투자를 하며 점점 덩치가 붙는 모멘텀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면, 가슴이 뛴다.


내 가족이 과거보다 웃는 모습이 많아지고, 건설적인 모양새를 보일 때 가슴이 뛴다.


하여간 나는 스포츠고 게임이고 연예인이고 술이고 파티고 여행이고 나발이고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삶은 그저 밥먹고 숨쉬고 잠자라고 있는게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은 가장 위험한 것이다. 


어느날 65세가 되어 '그 때 할 수있었는데,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게 되면, 점점 화가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추하게 늙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지금 두려워할 줄 알아야한다. 




The Motorcycle Diaries - Apertura

https://www.youtube.com/watch?v=T3_KLCCH-JE


'언더독'의 2번째 원고(한글) < From Zero > : https://kmong.com/gig/58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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