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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정현 Jun 15. 2022

사물로서의 인간

타인

인간을 인간으로서 보는 어떠한 시도가 이전보다 없어진 지금, 사람들에겐 사물로서의 자기 인식만 남았다. 자신과 타인을 사물로서 인식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려 하고, 유용성을 기준으로 자신과 상대를 평가한다. 또한 이성을 만나기 위해선 어떠한 조건들이 따르는데, 이는 외적인 가치부터 시작해 내적인 가치들을 포함하고 있다. 마치 한 상품의 세부항목과 같이 개인은 타인을 만남에 있어서 이러한 조건들을 살펴본다. 이러한 조건들은 관계를 맺는 것에 영향을 주고, 그 조건 아래에서 서로 약속을 맺게 된다.  

    

이 약속은 그 대상이 조건과 달라질  경우, 혹은 그 대상보다 더 좋은 조건을 지닌 대상이 나타날 경우 약속은 깨진다. 이것은 진실한 관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은 공허함과 불안함을 마음에 품고 있다. 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타인 혹은 다른 대상들에 의지를 하거나, 혹은 쾌락이라는 아주 잠깐 동안의 달콤함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것들을 추구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이들에게 있어서 문제는 자신에게 있지 않고 다른 대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은 항상 완제품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괴로워하면서까지 자신이 완벽해지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완벽함은 사물로서의 완벽함이지 인간으로서의 완벽함은 아니다. 인간이 사물로서의 완벽을 추구하니,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본질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들의 평가가 중요하다. 또한 대중들이 선호하는 어떠한 모델이 중요하다. 타인들의 평가에 의해 자신이 정의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중들이 선호하는 어떤 대상의 행동과 사상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고 따른다. 그렇기에 그들은 스스로 자신을 정의를 내리지 못하며 자신의 정의를 의심하고, 정의내리는 것조차 타인에게 의지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약하고, 공허한 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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