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두더지가 나왔다.
엊그제 아버지 산소 벌초 가서 알람시계를 묻어준,
그 두더지다.
매 12시 알람이 울리는 게 두더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평온히 잠든 아버지에게 죄송한 마음이었든지
아니면 무덤을 죄다 파헤쳐놓은 이놈의 두더지가 너무 미워서였는지
어쨌든 커다란 두더지가 꿈에 나왔다.
<왜 내 땅굴집에 알람시계를 묻어 두었소! 대체 바라는 게 무엇이오!>
큰 코를 내 얼굴에 들이밀며 킁킁 대는데
이게 두더지인지 돼지인지 모르겠다.
"음.. 음~~ 그게 말이야. 로또나 당첨되게 해 주라!"
이런, 두더지에게 재물복을 빌어 버렸다.
돼지눈에 돼지만 보인다더니
돼지++가 되어가니 내쫓아야 할 두더지가 돼지로 보였다.
두더지두더지두더지두대지둗대지둥돼지뚱돼지.....
두더지꿈, 돼지꿈. 한 끗 차이다.
복 받는 돼지++가 되고 싶다.
재물복 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