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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껍데기 30

가족들 껍데기

by 구르는 소

빨래를 모아서 하세요. 옷걸이에 걸어 놓은 옷은 내일 입을 거예요.

어머니는 한 번 입은 옷은 빨아야 하고 빨랫감은 썩기에 바로 빨아야 한다고 믿는다.

16kg 통돌이 세탁기 하루에 2번 돌린다.

우리 집 물값만 7만 원이 넘는다.


남자 냄새나니 창문 열어 환기 좀 하거라.

아들은 방해하지 말라며 방문, 창문을 걸어 잠근다.

외출하면서 옷에 향수를 뿌린다.

돈도 안 벌면서 향수에는 관심이 많다.


고등학생이 공부해야지 책상 위 화장품 좀 정리해라.

딸아이는 책상에서 공부가 아니라 화장을 한다.

집에 새우깡 하나 사 오지 않으면서 주 3일 패스트푸드점 알바를 나간다.

공부 말고 돈 벌어 자기 하고 싶은 것만 실컷 하고 싶어 한다.


막내는 옷 사러 아빠엄마랑 같이 시내에 나가보자.

막내딸은 오빠 언니와 달리 옷이나 쇼핑 등에 관심이 없다.

얻어 입은 옷, 중고 의류 등도 잘 소화한다.

외모, 패션에 관심은 없는데 남의 이목은 엄청 신경 쓴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면서 왜 잔소리야!

이것저것 분주한 아내는 나한테 또 소리 지른다.

나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정리하고 음식물 쓰레기통도 자주 비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집안일 열심히 도우려고 노력한다.


세상의 모든 가장들이 힘든 지금,

택배알바라도 해야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을 텐데

돈도 안되고 구독자도 별로 없는 이상 요망한 글이나 쓰고 있다.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모두들 각자만의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있다.


다들 자기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산다.



그 누구도 지금의 껍데기를 강요한 적 없다.


일단, 나는

돼지++ 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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