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껍데기 29
어머니는 내 생일에 고기를 잔뜩 넣어 기름진 미역국을 끓여 놓곤 하셨다.
난 고기미역국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생일 이후 2~3일간 그 미역국을 먹느라 매번 힘들었다.
이번 생일엔 그 고기미역국이 없었다.
좋아하지 않는 미역국이었기에 별로 아쉽지는 않았는데,
언젠가는 그 기름진 미역국이 그리워질 수도 있겠다.
내 생일 1주일 바로 뒤가 어머니 생신이다.
내 생일케이크를 다 먹어갈 때쯤 다시 생일케이크가 생겨 2주간 케이크를 맛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케이크천하가 1주일로 끝이 났다.
아들마저 군대 가버리고 없으니 남은 케이크를 먹는 사람이 없다.
집이 휑하다.
생일날 딸아이들이 소소한 이벤트를 해주었다.
아빠 탕수육 사주세요!
탕탕~수육수육! 탕탕~ 수유유육!
요즘 유행하는 <마라탕후루>라는 SNS챌린지를 개사해 춤을 춰 주었다.
그래. 요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다음엔 마라탕 후루로 춤 한번 춰봐라.
마라탕이랑 탕후루 사주마!
내 껍데기는 그냥, 두꺼워져만 간다.
어떤 일이 생기던지 변함없는
돼지++ 껍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