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진화론

엄마도 포켓몬처럼

by 작가이유리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다 보니 어느새 경단녀가 되어있었어요 "하는 엄마들이 많다

나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는 4년간 육아를 하다 다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의일을 시작하고 2년이 되지 않아서 코로나가 터지고 실직자가 되었다.


결론은 다시 전업맘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집에 갇힌 기분이었다.

유치원은 가지 못하고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사람도 못 만나고 거의 바깥세상과 단절된 삶을 지낸 게 몇 달이 지나니 정신이 멀쩡했던 사람도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게 느껴졌다.


처음 3달은 그랬던 것 같다. 돌밥돌밥 (돌아오면 밥시간) 하루를 버티니 그다음 날을 또 버터 야하고 한 달을 버티니 그다음 달도 똑같았다.

이렇게 얼마를 더 갇혀야 정상적으로 돌아갈까.

초반에는 다시 직장에 다닐 수 있겠지 하고 실낱 같은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시간이 거듭될수록 그 희망은 불안을 넘어서 절망으로 다가왔으니까 말이다.

그런 생활을 거의 1년을 넘게 지내다 보니 아이들도 유치원을 가지 않아, 도태되는 것 같았고 나태해지고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물론이고 아이들의 생활 자체가 망가지는 것이 보였다.

큰 아들은 5살부터 6살이 될 때쯤 코로나가 시작되고 7살까지 유치원을 제대로 다니지 못해서 사회성과 한글 실력이 걱정이었다.

본격 집콕학습을 시작해야 되겠다고 정신 차리고 마음먹은 게 정확히 코로나 시작 후 6달 뒤였다.


나는 외국에서 대학을 나와서 오랫동안 살았다. 그곳 생활을 하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고 그것을 위해 한글지도 자격증을 따논게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것을 접목시켜서 해보려니 맞지 않았다.


문득 나는 아이가 1살쯔음 내가 산후 우울증이 왔을 때 그것을 이겨내려고, 뭐라도 해보려고

자격증 공부를 했던 것이 떠올랐다.


방과 후 지도사 자격증인데 이것을 하면서 책놀이 지도사, 동화구연 지도사를 함께 공부했다.

캐캐묵은 자격증과 열심히 필기했던 노트를 다시 열어보니 그때 공부했던 것이

갑자기 머릿속에 마구 떠올랐다.

그때는 산후 우울증을 이겨내려고 했던 것인데 이게 진가를 발휘할 때가 온 것 같았다.


독서 지도사, 영어놀이 지도사, 책놀이지도사, 한자지도사

찾아보니 내가 배워서 아이들에게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빠르게 하나씩 공부하고 나는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접목시켰다.

독서 지도사, 하브루타 교육

유치원에 못 가니 집에서 책을 많이 읽자!


목표는 아이들의 흐트러진 생활을 바로 잡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생활도 게을리할 수 없었다.


코로나로 인한 코로나 블루? 내 몸이 바빠지면 우울할 시간조차도 없다.


아이들과 나를 위한 아침, 점심, 저녁 루틴을 짰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준 덕분에 코로나로 인한 집콕생활은 어느덧 무기력함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었다.








우선은 아침 운동부터 하자!


“애들아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 아침 체조하는 거야 핑크퐁 좋아하니까 그 걸로 하자!”


유튜브는 지금도 나에게 유용한 매개체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종종 쓰일 때 아이들에게도 나름의 가치가 있음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TV로 핑크퐁 아침체조를 틀어주고 아침저녁마다 체조와 율동을 같이 했다.

아침을 이렇게 시작하니 하루를 시작할 때 활력이 생겼다.


둘째 아들이 좋아하는 포켓몬을 보면 포켓몬들은 처음에는 힘도 많이 세지 않고 작은 존재인데 진화를 거듭하면서 점점 파워도 강력해지고 기술도 많아지게 된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이 특이한? 것들도 진화라는 걸 하는데 사람인 내가 진화도 못하고 지금 상태에서 멈춰 버리면 되겠는가?


포켓몬을 사랑하는 6살 둘째 아들에게도 한글을 가르치며 말한다.

"아들~ 한글을 읽을 수 있으면 그다음 어떻게 해야 될까? 쓸 수 있어야 되겠지? 그럼 넌 두 단계 진화하는 거야 포켓몬처럼~! 우리 아들 엄청 강력해지겠네!"


사람은 특히나 상황에 맞추어서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엄마도 절대적으로 현상태에서 머무르면 안 된다.


내가 40세가 되어서 느낀 게 있다.

배우는 것에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 오히려 골든 타임이 있다.


왜요? 할머니가 대학 다니는 경우도 있잖아요?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배우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책 백 권을 읽어도 내 머리에 남지 않는다면 그건 헛수고일 뿐이다. 그 말은 내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배움을 지속하는 방법을 익히고 지식을 머리에 남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처럼 아이들에게 접목시켜도 되고 내가 그것을 반복해서 기록해 놓아도 된다.

그래야 결국 그것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현재 상태에 머무르지 말고 계속 내 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경험치도 더 쌓고 지식을 가지고 내 취미를 늘려 언제가 노후에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도구들을 늘려나가야 한다.

그것이 내 것이 되었을 때 이미 나는 60세 70세가 되어있어야 한다.

육아와의 전쟁을 끝내고 자식을 독립시키고 나면 온전한 엄마의 독립이 시작될 텐데.. 그때부터 부지런히 써먹을 도구가 없으면 얼마나 인생이 심심할까?



또한 치매에 걸리지 않는 제일 좋은 방법이 바로 배움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어학공부가 최고라 확신하는데,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면 나의 뇌는 더욱더 활성화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영어를 다시 공부하고 있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의 즐거움을 알려주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 전율, 경험으로 배우는 모든 것.

그리고 그것을 알기만 한다면 국, 영, 수를 잘 못해도 괜찮지 않을까.


한자 지도사 자격증을 따고 첫째 아들에게 권해 보았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한자를 가르치는 곳이 많다.

우리 아이는 유치원을 제대로 다니지 못해 많은 교육을 놓쳤다.

한자는 오로지 집에서 혼자서 하기 시작해 자격증을 따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가르쳤지만 이제는 한자를 혼자 독학하면서 배움의 기쁨을 얻고 있다.

자격증까지 따서 성취감을 얻으니 아마 그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것을 한번 맛보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자신이 알고자 하는 것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아들이 비행기의 구조를 알고 싶어 백과사전을 펼친 것과 같은 것이다.


우선은 엄마가 먼저이다. 엄마가 배움의 즐거움을 알아야 한다.

배워보자

뭐든 좋다. 뜨개질, 손 공예, 캘리그래피, 알려주는 곳은 많다. 흔한 유튜브를 찾아봐도 내가 배울 수 있는

영상은 넘쳐난다.


단군이래 이렇게 배움이 쉬운 시대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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