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빌어먹을 해파리... 야 고마워
똑똑똑...
"아... 누구냐니까.. 들어와..."
나는 노크하는 게 J 이거나 친구라고 생각하고 침대에 그대로 얼굴을 푹 눌러 넣은 채 눈만
빼꼼히 내놓고 있었다.
"흠.. 그럼 들어갈게요"
'응? 이 목소리는?!'
깜짝 놀랐지만 나는 옷매무새며 얼굴을 정돈할 틈이 없었다.
대충 걸친 슬립 차림에 여태 세수도 안 한 푸석한 얼굴이었다.
그대로 이불속으로 휙 하고 들어가 버렸다.
"아침도 안 먹고.. 여태 자고 있던 거예요?"
걱정 섞인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음 음.. 몸이 좀 안 좋아서"
"어?! 안 좋아요? 어디 가요?! 어디 봐요"
그가 침대 쪽으로 놀라며 걸어왔지만 나는 더 강렬하게 몸을 숨겼다.
"아.. 얼굴을 보여줘야지 알죠! 어디 아프면 약을 챙겨 와야 되니까"
겨우 얼굴만 빼꼼히 내밀어 그를 올려다봤다.
근심 어린 그의 얼굴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얼굴을 내밀자 그가 멈추지 않고 다가와 이마에 손을 짚었다.
나는 머리가 지끈 거리면서 순간 어지러운 것을 참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열 있네. 바보에요?이러고 있으면서 약도 안 먹고 아니.. 아침에 나와봐야 상태를 알지! 안 보이니까 알 수가 있나.. 하.."
이상하게 화를 내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연신 떨렸지만 나는 왠지 대꾸를 할 기력도 없었다.
"일단... 따듯한 수프 먼저 조금 먹어봐요. 그리고 약 먹게"
그는 수프와 따듯한 빤데살(필리핀빵)을 가지고 왔다.
나는 다시 침대로 푹 꺼졌다.
그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눈은 떠지지 않았다.
"이봐요! 괜찮아요? 어!!? "
당황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누나! 누나!!! “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파도소리가 철썩철썩..
반쯤 열린 창문으로 옅은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고
기분 좋은 바람도 살랑이며 불었다.
창문 커튼이 살랑이는 바람에 찰랑 거리고 있고 눈을 떠보니
옆에는 그가 있었다.
커다란 눈망울에 걱정을 한가득 담고 나를 보고 있었다.
"어? 정신이 좀 들어요? 아... 나 진짜 심장 멈추는 줄.."
"아.. 얼마나 있었던 거예요....?"
"흠... 한.. 3시간 정도? 그냥 잠든 것 같길래.. 근데 열이 계속 나서..."
그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옆을 보니 작은 세숫대야에 수건이 올려져 있었고 아마도 그것으로 내
이마를 연신 닦아 주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저희 리조트 주치의 분 이 계셔서... 왔다 가셨어요. 근데.. 여기 어깨..
해파리한테 쏘인 자국 있어요.. 언제 그랬는지 모르겠죠?"
"아?! 해파리?? 아.. 그러고 보니.. 어제 따끔한 느낌이 났었는데..."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쩌다 손님들이 작은 해파리에 쏘이기도 해요
근데.. 이만 하길 다행이에요.. 진짜 큰일 날 수도 있어요.. :“
울먹거리는 듯한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계속 여기 있던 거예요? 내 옆에서?"
".... 아픈 사람 놔두고 어딜 가겠어요?"
"아.. 친구분들은 오늘 일정 나갔어요. 저 대신에 유 강사 님이 나갔고요."
"아... 어떡해요.. 제가 민폐 끼쳤네요.."
"이 와중에 누굴 걱정해요?"
그의 옆으로 다 식은 수프와 판데살이 보였다.
순간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저거 못 먹었네..."
"아! 배고프죠? 다시 가져올게요. 좀만 기다려요!"
"아.. 아니 괜찮은데.."
"아 좀!...... 본인 몸 챙길 생각 하라고요... 그리고 지금은
음... 제가 그쪽... 아니 누나 몸 챙겨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요"
삐죽거리며 쏘아대는 그의 말투에는 걱정과 동시에 불안감도 섞여있는 듯했다.
왠지 모르겠는 불안감... 그리고 떨림도 느껴졌다.
빌어 먹을 해파리 때문에…. 그에게 빚을 졌다. 고맙다고 해야할까?
그가 다시 내 이마에 손을 짚었다.
”어? 열이 또?“
다시 열이 오르는 것일까? 그녀의 두 볼이 발그레 붉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