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꺅!!!!!!!
벌레벌레야!!!!꺅!! 오빠 살려줘~!"
J가 호들갑을 떨었다.
친구가 다이닝으로 저벅저벅 걸어나오다가 호들갑을 떠는 J를 보았다.
-야~~! 도마뱀이야~뭔 유난~
-아니야~~! 벌레였어~!!
-으이구~필리핀에는 귀여운 도마뱀이 많아~
-아 언니! 귀엽다니 그게 뭐가 귀여워
'귀여워'
자꾸 신경쓰이는 단어가 들려왔다.
'신경쓰지말자..신경쓰지말자..'
머리로는 신경쓰지말자고 해놓고서는 슥 그를 쳐다봤다.
그는 J에게 눈길이 가고있었다. 분명했다.
호들갑을 떠는 J가 귀여워 보였을까?
J의 옆에 기어가고있는 도마뱀을 잡아 저멀리 놓아주었다.
무심하게 쓱. 이런 참을 수없는 그의 행동.
-아~ 오빠덕분에 살았네~이힛!
-야야~ 괜히 난리야 도마뱀 하나가지고 너 너무 오버야~
친구가 그런 J가 못마땅 하듯 쏘았다.
나는 J보다 그의 시선이 더 신경 쓰였다.
그가 훗 하고 웃었다.
그는 J에게 호감이 있는 거였다.
그 모습. 그 미소. 훗하고 웃는거. 그거 아무여자 한테나 하는 거였니.
-참! 언니들 브런치 먹고 일정 뭐에요?
-오늘 오후 다이빙일껄? 그 전까진 뭐 없지요? 강사님?
-아 네. 오후 다이빙 외엔 자유시간이에요
그들의 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싶지 않았다.
그냥 바다만 바라 보고 있었다.
-그럼 언니들! 우리 잠깐 타운에 나갈래요? 기념품도 좀 사고 놀고싶은데...
아 맞다. 오빠가 우리 좀 태워 주면 안되?
-응? 내가? 아... 벤 을 불러서 나가는 방법도 있긴한데.
-아잉~ 그러지말고 오빠가 운전해줘요~
-J야~ 그만 좀해~
친구가 애교를 부리는 J를 못 마땅하듯 말렸다.
-아 언니들! 같이 나가요! 응?
-아...난..그냥 쉬고싶은데..
내 머리는 조금 복잡했고 그저 바다를 보고 멍때리고 싶었다.
J는 계속 우리들을 설득했고
머뭇 거리던 그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러면.. 다같이 나갈까요. 제가 운전 겸 가이드 할테니까
-와~~ 너무 좋아!!
또다시 꺅 하고 하이톤의 목소리로 J가 러블리한 매력을 뿜어냈다.
'쳇... J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싶은가 보네'
싫었다. 그날 유난히도 말이다.
J의 애교섞인 목소리를 듣는 것도 다같이 외출을 하는 것도.
-그럼! 브런치 마저 먹고! 30분 후에 만나요~!
신이 난 J가 나와 친구가 아닌 그를 향해 외쳤다.
방으로 같이 돌아온 친구는 내 눈치를 한번 보고는 알아 챘다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너 무슨 일 있어?
-응?
-너 아까부터 표정이 아주 썩었어.
-아냐.. 별로
-아닌게 아닌데 이 언니한테 다 불어 보거라~ 나의 이 예민한 촉으로 짐작하건데~ 너 그날부터 이상했음
아니나 다를까 진짜 촉이 좋은 친구는 그날 이후 내 모습이 영 어색한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음...
-너 걔랑 그날 무슨 일 있었지?
-일은 무슨일
-아냐 분명히 내 촉은 무시못하는거 알지? 뭐 있었어 너네 둘
탐정놀이를 하는 것 마냥 친구는 계속 나를 들추기 시작했다.
잠시잠깐 그날 밤을 떠올렸다.
살랑이던 바람과 잔잔한 파도소리, 그와 함께 마신 맥주, 그가 만들어준 라면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가 그 말을 하기 전까진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을 내가 알아 들었다 해서 어떻게 대해야할지 어떻게 변해야 할지 혼란 스러웠다.
아니 혼란스러운건 나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그가 J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말이다.
-있긴 뭐가있어 쟤네 둘이 뭐 있나보지 어제밤에 같이 영화도 봤다던데?
무심하게 신경쓰지도 않는 다는 말투로 나는 말했다.
-아~ 그거 나랑 셋이 보다가 나는 중간에 뭐... 있어서..암튼 빠졌는데... 근데, 둘이 계속 영화 봤나보네
........
-됐어. 난 아무 일도 없었고 쟤네가 영화를 보든말든
-치...너 빼고 영화봤다고 삐졋어? 너 어제 만취해서 내가 방에 델다 줬잖아~
그리구..그냥 영화만 봤어~ 내가 있을때까진? 아...흠...그 뒤는 나도 모르겠고?
-아~ 됐다고 그만 말해
-야 너 기분 나쁜거 완전 티나는데?
사실이었다. 둘이 같이 영화를 봤다는것. 밤새 같이 있었다는것. 그것만으로 질투의 화신이 되는 것 마냥
유치하게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좋다더니... 난 신경도 안쓰고 영화나 봤다 이거지?'
대체 이해 할수 없는 그의 행동. 나는 그냥 내 맘 속으로 결론을 지어 버리고 싶었다.
.......
'그는 바람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