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이별

by 박순영

미련을 갖고 헤어지는 것만큼 가슴아픈것도 없다.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다시 못보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여간 괴로운게 아니다.


그렇게 우리는 숱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삶이라는 긴 터널을 지난다.

때로는 무심하게 때로는 아쉬워하며..


끊어진 인연 하나가 얼마전에 연락을 해왔다. 이미 한번 스크래치가 난 인연은 봉합이 안된다는 걸 아는터라 나는 간단한 안부의 짭은 답문을 보냈다. 그리고는 잊고 있는데 한 일주일 후 또다시 연락을 해왔다.


그러자 내 마음도 조금은 흔들리고, 이 사람이 미련이 남아 이러나 싶었다. 그리고는 조금은 긴 답문을 보냈다.

그렇게 몇번의 메시지가 오고간 다음, 어느날 그는 자기가 지금 오지에 들어와 있는데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뭍으로 가는 뱃길이 막혀 숙박을 연장해야겠다며 돈을 좀 보내달라고 했다.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큰 금액도 아니고 해서 보내주었다.


그랬더니 고맙다는 답장이 왔고 이틑날 활짝 갠 섬의 풍경을 사진으로 보내주었다. 예전의 그와는 사뭇 달라진 행보를 보여준 셈이다.

서울에 올라오면 한번 보려니하고 나는 은근 기대를 했는데

그는 서너시간 후, 다급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집에 올라가는 일인데 혼자 두고온 아들에게 급한 일이 생겨 목돈이 좀 필요하다고 했다.


요즘 내가 브런치에 돈 얘기를 자주 쓰다보니 내가 꽤 부자라도 되는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말그대로 근근이 살아가는 정돈데, 그 사람의 사정을 들어보니 급하긴 급했다. 그리고 그역시 글쓰는 사람이라 돈이 없다.



해서 나는 내 비상금을 다 털어 이걸로라도 처리하고 약속대로 5월에는 꼭 줘야 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는 확인차 전화를 했는데 전화가 막혀있었다.

그랬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화해의 제스처가 가짜였다는 말인가...


그순간 내가 황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한편은 이걸로 미망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어 홀가분해졌다.

말로는 갚는다하니 기다려볼 일이지만, 그닥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메시지나 전화를 막거나 하는 일도 하지 않을것이다. 그게 다 쓰잘데 없는 일이다.


우리의 기억이란 실상을 재현해주는게 아니고 '아이디얼화된 타자'를 각인시키기에

조금은 그리움이라는걸 만드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족하다. 더 나아가진 않기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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