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by 박순영

좀있으면 더워서 헤맬게 뻔하다.일상의 리듬은 깨지고 타인은 귀찮고 그런...

여름은 그래서 서로가 동떨어진 섬이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제 외출후에 돌아오니 땀에 절어 엉망이었다. 서둘러 씻고 늦은 점심을 먹고나니 조금 살만 해서

잠깐 낮잠을 잤다..

꿈을 꾼거 같은데 기억은 안나고 전화벨 소리에 깼다.


친구였다..

여, 박장군!

근래들어 몸이 불다보니 이런저런 불명이 붙여졌다. 장군. 나쁘지 않아서 봐주고 있다.

그 친구와는 조만간 경의선 위쪽, 그러니까 파주 부근을 돌아보기로 약속했다. 물론 주유비는 칼같이 내가 내는걸로. 끝자리까지 맞춰서. 예로 3만원 주던걸, 29900원만 주겠다는 뜻이다. 몇푼이라도 덜 주기 위한 궁여지책이랄까.



친구는 안그래도 장군체격에 그렇게 누워 뒹굴면 시집은 못간다며 움직이라고 했다.

다 귀찮아. 끊어!

해도 그 친구와 한번 통화를 시작하면 기본은 30분이다. 이성끼리 그렇게 수다를 떨수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긴 하지만 또 동성이 아니어서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공업사에 맡겨놓고 돈 없어서 못찾는 그친구 차가 주인품으로 돌아오면 난 또다시 짧은 주말 여행을 하리라. 이름도 생소한 금릉역, 월롱역....

딴에는 역세권으로 집을 얻겠다는 나의 알뜰한 욕심.


친구 말은 '거기 시골인데?' 하는 것이다.

'논밭 있어?"

나의 시골개념은 아직도 논밭여부에 달려있는 듯하다.


나는 안다. 설령 이사를 한다 해도 지금 옆동으로 움직일 확률이 제일 높다는 걸...

그러면서도 한번 에둘러 보는것이다.

마치 '그'와 살걸 알면서도 다른 상대를 물색하는 제스처를 해보는것처럼. 그런다고 운명이 바뀌는것도 아니거늘..



아직은 땀 조금 흘리면 낮에도 움직일만하니 이때를 놓치지 말고 할건 해야 할듯 싶다.

읽다 만 책은 속도좀 내서 완독하고 장편도 빨리 들어가고...

한동안 안듣던 외국어 리스닝도 매일좀 하고.

되든 안되든 내 나름의 '속도'라는걸 내볼 생각이다. 폭염이라는 그 성가신 놈이 오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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