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quiero

by 박순영

20대 후반으로 기억된다. 여고동창 하나와 남미 여행을 계획하며 스페인어를 잠깐 배운적이 있다 .명분은 물론 언어공부였지만 담당 강사님이 워낙 기분파라 월말이면 갹출 형식으로나마 회식을 하고 2차로 나이트를 가고 하는 것에 더 재미가 들렸던 듯 하다.


스페인어에 대한 첫느낌은 매우 관능적이라는것...

그래서 라틴 음악이나 영화가 그리도 끈적하면서 구슬프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유명한 '사랑이야기 historia de un amor'도 '신이시여 왜 내게 당신을 사랑하게 했습니까.."대강 이런 가사였던...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언어는 불어라는 생각에 젖어있던 내게 스페인어는 또다른 감흥으로 와닿았고 수업이 끝나면 거의 매일 친구와 맥주를 마시며 스페인어와 라틴문화,그리고 남미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막상 떠날 날이 다가오자, 나는 조금 겁이 났고 그당시 일을 쉬고 있던 때라 돈도 궁하고 하다보니 살짝 미루든가 포기하는게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서 친구와 멀어지기도 하였다.

그렇게 애매하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라디오 글을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와서 자연히 남미여행은 보류하게 되었고 결국 그 친구 혼자 떠났다..



친구는 일단 멕시코에서 언어과정을 밟고 대학 과정을 다시 시작할거라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친구는 여전히 수십년째 멕시코에서 지낸다. 그러고보면, 외모도 라틴계 같은 느낌이 든다. 인디오같은 까무잡잡한 피부에 이목구비도..


그렇게 저마다 맞는 풍토가 있다는 소릴 들은적이 있다. 나는 남불이나 이탈리아쪽에 맞을것 같다는 소릴 누군가 했다. 그러려니 한다.



아무튼 그렇게 내 20대는 스페인어와 함께 피었다 졌고 이후 나는 한동안 일과 개인사에 치여 남미는 잊고 지냈지만 간혹 남미 관련서적, 즉 문학이나 문화, 예술, 역사서 같은 걸 보면 한두권 사서 쟁여놓고 읽곤 했다.






그 친구는 '박차고 나갈 용기'가 있었기에 자기의 꿈을 이룬셈이고 나는 막판에 주저앉아렸기에 꿈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헷세의 유명한 구절, '알에서 깨어나야 한다'는게 결코 쉽지 않기에 나처럼 많은 이들이 꿈을 꿈으로만 간직하는 듯하다..


그러나 아직도, 내게 좀더 물질적 심리적 안정이 주어지면 한달 정도 가까운 사람과 동행하든, 혼자 가든, 그렇게 남미대륙을 찾고 싶다. 특히 칠레와 페루를 가보고 싶고 포어지역인 브라질에 가서 스페인어로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되는지도 알고싶다.

로맹가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 땅을 꼭 한번은 가보고 싶다.


대학원후배 하나는 나홀로 남미여행을 가서 브라질에서 소매치기까지 당하는 용맹함??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 용기가 나는 부럽다. 더 늦기 전에 떠나는 연습을 다시 해야 할듯 하다.


Historia de un amor(사랑의 이야기) 한글자막 / French Latino - YouTube

이전 11화life must go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