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설명
양육태도는 무엇일까?
검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자녀의 욕구, 자녀의 미래상에 대한 부모의 희망, 양육 환경, 사회 문화 등이 유기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심리적 상태라고 정의한다. 부모 양육태도는 부모 양육방식과 비슷한 개념으로 상호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부모의 양육방식을 구분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틀은 권위적인 양육방식, 허용적인 양육방식, 민주적인 양육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이상적인 양육방식이라고 결정 내리기는 어럽다. 자녀의 성격 형성 및 지적능력의 발달은 양육방식뿐 만 아니라 자녀의 타고난 본성, 사회적 통념, 부모의 이해 등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양육방식은 자녀가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행동 조절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또한 성장하면서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게 하고, 또 일정한 수준의 자아 존중감은 개인 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하여 삶의 목표들을 달성해 나갈 수 있는 씨앗이 된다. 직업적 성공은 반드시 3가지 요소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 첫째는 신체적 건강, 둘째는 정서적 안정성, 셋째는 인지적 능력이다. 이 삼박자가 함께 어우러질 때, 자녀의 미래는 더욱 긍정적으로 될 것이고, 나아가 사회발전에 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PAT 부모 양육태도 검사 프로파일 -
이러한 양육태도는 아이와 부모의 행복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양육태도 검사를 진행하고 상담을 하면서 작은 변화로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달라지고, 걱정하고 염려하던 부분들이 개선되어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몰론 부모 역시 행복을 경험한다. 이 변화의 시작은 물론 “부모”다.
오늘은 양육태도의 두 번째 요소인 “합리적 설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합리적 설명은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한 꾸중을 할 때 얼마나 자녀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려 노력하는지의 정도를 평가한 것이다. 이 영역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부모의 경우 자녀의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낮은 점수를 받은 부모의 경우는(하위 10% 이하) 부모가 설정한 어떤 규칙과 규율을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자녀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집단 내에서 힘이 있는 사람이나 자신에게 잘해 주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성향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합리적 설명의 이상적인 백분위 점수는 75% 전후다.
합리적 설명이 “상”인 경우
이 범주에 속하는 부모의 경우 자녀와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 대화를 많이 시도한다. 물론 바람직한 태도이긴 하지만 자녀를 매번 설득하려는 노력을 과하게 하기 때문에 주양육자인 부모 외의 다른 대상을 만났을 때, 자신의 양육 환경과의 격차를 경험하고 심리적 긴장을 가지기 쉬운 아동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가끔은 두세 번의 설명을 한 후에도 계속해서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경우는 단호한 지시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동들은 보통 교육기관 이용 전에는 불편함을 경험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부터 아이들의 갈등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갈등이 부모의 갈등이 된다. 이런 경우 양육환경을 개선해 주지 않으면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더 큰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교사들은 대부분 많은 학생들을 돌보거나 교육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설명해 주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모두 이해시켜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아이가 현실적인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작은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교육 기관에서 잘 적응하기 원한다면 조금씩 설득을 하려는 노력을 줄여가고, 간단하고 단호하게 아이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전에 아이에게 하던 설명을 조금 줄여 보려 노력하는 것이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런 유형의 부모님 중 자신의 에너지 수준이 좋을 때는 한없이 아이에게 설명하고 설득하지만, 자신의 에너지가 바닥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반대의 모습으로 아이를 대하는 부모님들도 많았다. 비일관된 양육태도.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며 일관되게 아이에게 설명하고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부모도 자신의 에너지를 분배하며 적절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아보면 자신과 자신의 자녀에게 적절한 수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끔은 뒤를 돌아보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될 때가 많다. 뒤를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다 보면 어느새 그 끝에는 내가 원하는 모습의 부모가 아닌 모습으로 서 있을 것이다.
합리적 설명이 “하”인 경우
이 범주에 속하는 경우의 부모는 언어적인 설명을 적게 하시는 편이다. 검사 결과에서 40% 이하로 내려간 경우라면 자녀와의 언어적인 소통을 늘려 가려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부모의 성향이 과묵하거나 부모 자신이 양육받은 환경과 과거 경험을 내 자녀에게 반영하는 것 일 수도 있다.
물론 여러 직업 활동으로 바쁘고 힘들겠지만, 자녀와의 일정한 대화 시간을 갖는 것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 자녀는 사회적 대화기술이 발달하여 자신감도 자라게 된다. 합리적 설명이 낮은 경우는 어머니들보다 대부분은 아버지들이 많다. 대부분은 “바빠서, 늦게 퇴근해서 아이와 놀 시간도 얘기할 시간도 없어요, 와이프가 해야 할 일이지요, 저는 더 못 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또 자녀와 대화가 적은 것을 전혀 문제시하지 않는 아버지들도 있었다. 자신은 경제적 활동을 통해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다 했는데, 이런 곳에서 아이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온 것이 참 불편하다고 표현하신 분도 있었다.
자녀는 언젠가 성인이 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아버지, 어머니로 남고 싶은가? 아이가 자라는 시간은 어쩌면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빠르게도, 느리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떤 속도로 가던지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갑자기 자주, 깊게,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잦은 대화를 나눈 아이라면 사춘기가 되어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다른 아이들보다는 잘 표현할 것이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만 되어도 부모와의 대화가 줄어든다. 자신만의 시간, 자신만의 공간,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아기부터 부모와의 대화가 익숙했던 아이는 자신의 세계를 찾아가면서도 부모와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그것이 성공한 양육의 모습일 것이다. 분주함을 내려놓고 부모 된 내가 먼저 내 아이를 바라보고, 내 아이와 나누고 있는 대화를 평가해 보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위해 지금 노력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들을 찾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