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기대
이 척도는 암묵적인 기대 정도를 평가하는 영역이다. 암묵적 기대는 부모의 기대 수준에 자녀가 따라오지 못한다고 느끼기는 하지만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개 절제된 부모님들의 양육방식이 이런 모습일 수 있다. 아주 어릴 때는 약간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그러나 자녀가 성장하면서 부모의 마음을 읽는 능력도 발달하기 때문에 자신이 부모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자녀의 자존감을 낮추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과잉기대 영역의 적절한 백분의 점수는 30% 전후다.
과잉기대가 “상”인 경우
자녀에게 직접적으로 잘해야 한다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 항상 내 자녀가 다른 집 자녀보다 부족하다는 심리상태를 갖고 있는 편이다. 이런 마음 가짐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부모의 눈빛, 음성 톤, 행동 등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자녀의 자존감을 낮추게 되는 위험 요소가 된다. 그러면서 자녀의 내면은 점점 나약해진다. 자녀의 장단과 단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좀 더 많이 해야 한다.
과잉기대가 높은 양육자의 경우는 대부분 검사 결과 상담을 하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면 눈물을 보이거나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해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 역시 자녀를 양육하면서 자신의 자녀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지 않았지만 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였던 것이다. 또 어린 자녀가 아닌 경우는 그 기대감 때문에 자녀와 갈등을 경험하고 있어 어려움을 쏟아내는 양육자들도 있었다.
이런 경우 양육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 보면 도움이 된다. 부모 역시 자신의 부모에게서 어떤 기대를 받으며 살아왔을 것이다. 어쩌면 그 기대는 언어적으로 비언어적으로 표현되었을 수도 있고, 언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전달되었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부모가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은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양육자의 기대감을 느끼던 어린 시절의 부모가 부모에게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그 느낌을 추적해 본다면 아마 현재 내 자녀의 마음을 조금이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어린 시절, 부모가 어떻게 해주길 원했었는지 잠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상담을 하며 어떤 양육자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받았던 기대가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었는데 자신이 자녀에게 또 그 부담을 주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 우린 모두 발달 측면에서 자녀가 보내고 있는 성장의 과정을 동일하게 경험했다. 각 시기에 내가 어땠는지 한 번쯤 시간을 내어 생각해 본다면 내 자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조금의 여유가 내 아이를 이해하게 하고, 부모인 나를 이해하게 하며 부모와 자녀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영역에 대해 생각할 때 특별히 유아의 경우는 발달 곡선의 개인차가 많기 때문에 수평적 비교를 하지 않아야 한다. 사고력 즉 깊이 있는 생각을 하는 습관만 발달하게 되면 나중에 흥미 있는 분야가 생기게 되었을 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아동들도 많다. 자녀가 너무 어릴 때 아이의 능력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말고, 자녀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며 여러 발달영역 성장을 위한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과잉기대가 “하”인 경우
자녀의 모든 면을 인정해주려는 양육태도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긴장이 이완되는 양육환경이 될 수 있다. 암묵적 기대가 자녀에게 전달되듯,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감이 없는 것 역시 전달된다. 자신에게 어떤 기대도 관심도 없는 부모를 보며 자녀들은 무언가를 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내려놓을지도 모른다.
적절한 기대감을 갖고 자녀를 대한다면 아이는 자신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의지를 기지고 해내려 노력할 것이다. 자녀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는 좀 더 기대를 갖고 환경 조성을 해주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적 자극을 어느 정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정서발달과 지능발달에 필수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