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람, 움직이는 사람, 그리고 새로 만드는 사람
꿈속에서 나는 아동 전집을 판매하는 회사의 세일즈 부서 직원이었다. 어느 날 오후, 모든 직원들에게 특별한 과제가 주어졌다. 남은 근무 시간 동안 무작위로 배정된 전집 샘플을 들고 지정된 장소로 가서, 예비 독자든 현재 독자든 과거 독자든 상관없이 감사 인사를 전하라는 것이었다. 시계를 보니, 고작 3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A사원은 지체 없이 행동에 나섰다. 택시를 잡아타고 지정된 장소로 부리나케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엄마와 함께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소속을 밝히고, 긴 설명 없이 책 샘플을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전달하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이었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접근이었다.
같은 과제를 받은 B사원은 달랐다. 그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단순한 감사 인사가 과제의 전부일까? 혹시 세일즈 부서 직원으로서의 직업의식과 전문성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 그는 지정된 장소에 도착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예전에 이 브랜드의 책을 구매했거나, 현재 읽고 있어 추가 구매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누가 독자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결국 그는 무작정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중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이는 없었다. 깊은 고민 끝에 실행은 공허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C사원은 또 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곧장 지정된 장소로 향하는 대신, 회사에서 평판이 좋고 자상하기로 유명한 부장을 찾아갔다.
“이 과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일까요? 단순한 감사 인사라기보다는, 세일즈 부서의 전문성을 시험하는 것 같습니다. 제게 배정된 책의 독자층과 최근 반응에 대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장은 친절히 정보를 제공했고, C사원은 그제야 현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최근 개장한 대형 쇼핑몰이었다. 그는 쇼핑몰 내 공유오피스를 빌려 단기 사무실로 꾸몄고, 포스터를 제작했다.
“아동용 전집 ABC회사가 쇼핑하느라 바쁜 부모님들을 위해 오늘 단 3시간, 60% 할인된 가격으로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문가가 직접 책을 읽어드립니다.”
지나가던 몇몇 부모들의 눈길이 멈췄다. 쇼핑하는 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고, 전문가가 책을 읽어준다는 점에서 아이의 지능 발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선뜻 지갑을 열었다.
C사원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과제였던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들 앞에서 몇몇 아이들은 책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일부 부모들은 기꺼이 전집을 구매했다. C사원은 과제를 완수하면서 동시에 실질적인 성과도 올렸다.
꿈에서 깬 후 나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같은 과제를 앞에 두고도 세 사람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는가. A사원의 성실함, B사원의 고민, C사원의 창의성. 어쩌면 이 꿈은 단순히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