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는 참 힘듭니다.

by 발돋움

어제오늘 회사에서 갑자기 일이 몰아쳤다.

저번 달 자료로 마무리 지을 일들에, 소소하게 계속 일들이 생겨나고, 급기야 오늘은 응급조치 교육까지 잡혀 현장과 사무실을 종횡무진한 결과 어제는 만보, 오늘은 현재시간까지 7 천보를 돌파하며 현장을 다녔다.

일을 하다 무심코 달력을 보다 음력 10월이 눈에 들어왔다.


'아... 큰언니 생일이 이맘때인데...'


나에겐 언니가 둘이 있다. 세 살, 다섯 살 터울에 언니 중 첫째 언니는 1시간 반 거리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거기서 터를 잡았고, 둘째 언니는 나와 인근에 산다. 자라면서 고등학교 다닐 때까진 매일 붙어 있고, 아웅다웅 싸우기도 잘하고, 셋이 모여 작당모의도 많이 했는데. 직장을 잡아 외지로 나가고, 결혼을 하며 서로 가정을 이루며 살다 보니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일도, 함께 무언가를 하기도 참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일을 만들어 한 번씩 전화라도 건네고, 쇼핑하다 불현듯 생각이 나면 택배로 옷도 보내며 지내고 있다. 오늘은 생일을 핑계 삼아 전화를 걸어 본다.


"여보세요~"

"언니 모해?"

"어.. 오늘 야간 하고 쉬는 날이라 그냥 집에 있다."

최근부터 교대근무를 돌면서 많이 힘들었는지, 목소리에도 피곤함이 깊게 묻어난다.

"야간 하느라 힘들지?"

"그러네, 나이 먹고 야간 하니까 더 힘드네."


야간근무에 대해 나는 참 할 말이 많다.

내가 지금 산업간호사가 된 것도 야간 근무가 힘듦을 넘어서 고통스러워서였다.

모두 잠든 밤은 눈을 뜨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든다. 그러나, 병원에서의 일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야간에도 신환이 올라오고, CPR은 터진다. 거기다 나는 유난히 밤잠이 많다. 처음 야간근무를 할 때 나를 트레이닝하는 선배 선생님은 업무에 대해 가르쳐주고 있는데, 나는 꾸벅꾸벅 졸아 환자용 차트로 머리를 얻어맞아가며 일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그 당시 야간근무만 되면 이를 악물었다.


늘 10시 반이면 잠자리에 들고, 하루 7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하면 온몸에 몸살이 나는 난 야간근무를 했던 병원 근무기간 동안 거의 시체처럼 살았다. 병원, 집. 병원, 집을 4년 동안 반복하며, 근무시간외엔 무기력하게 집에서 잠만 잤던 것 같다. 그러다 깊은 우울감에 밤 근무 들어가기 전 병원 주차장에서 한바탕 울고 나서 출근하는 일이 잦아지자 나는 임상간호사를 포기하고 산업간호사가 되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야간근무의 괴로움을.

그런데,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야간근무를 시작하니, 얼마나 더 힘이 부칠까?

갑자기 언니가 너무 측은해졌다.

맏이로 태어나, 어릴 때 늘 바쁜 엄마 아빠 대신 유달리 고생도 많았던 언니인데, 대학도 못 가고 바로 취업해 고등학교 2학년부터 객지에서 혼자 고생하고, 결혼하고 나서는 독박 육아로 아들 둘을 키워냈으며, 지금은 야간 근무까지...


그래서, 언니에게 상을 주기로 했다.

내가 줄 수 있는 상은 큰 상은 아니지만, 마음이 담긴 편지와 케이크 교환권으로 본인이 힘들어하는 것을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위안을 지금까지 고생한 상으로 보낸 것이다.

그래야. 힘이 들어도 또, 일어설 수 있는 작은 원동력이 될 테니...

늘 응원해~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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