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witter Oct 22. 2023

어떻게 무엇을 질문하냐고요?

여기 읽기 쉬운 강사 사용 설명서를 드릴게요.

어떻게 무엇을 질문하냐고요?

 질문하라는 말을 세뇌하듯이 반복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가장 큰 목적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질문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내 작은 계획이다. 그래서 강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내가 앞으로 먹고살 길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사악한 계획이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언제, 누구에게 질문해야 하는 물음에 답하고 나서 최종 보스와도 같은 질문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뭘 모르는지 모르겠어서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이런 질문도 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와 같은 것 들이었다.


 여기 읽기 쉬운 강사 사용 설명서를 드릴게요.

 1. 문제를 풀다가 모르거나 틀린 문제를 만나게 되면 침착하자.

 2.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무엇을 모르는지 찾아내도록 하자.

 3. 왜 틀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면, 일단 틀린 부분이 무엇인지 기록하자.

 4. 그것과 관련된 개념이 무엇인지 파악하자. (대부분 그날 학습한 내용의 주요 학습 주제일 것이다.)

 5. 무엇을 틀렸는지 알게 되었다면, 해결책을 찾아보거나 옆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교재를 뒤적여 보자.

 6. 그렇게 해결이 되었든, 되지 않았든 위의 일련의 과정을 가지고 강사에게 찾아가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결이 되었어도 찾아가는 것이다. 틀린 문제의 답을 알았다고 해더라도 혹은, 잘못 이해했던 개념을 다시 찾아보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올바른 답안인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리포트를 한글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작성하고 난 다음 맞춤법 검사기로 다시 한번 체크해야 하는 이유와 같다. 오답 노트를 작성하고 복습하는 이유와도 같다. 한 번 더 탄탄하게 정리해 보자. 그러면서 강사에게 질문하면서 자신이 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한 번 더 설명해 보도록 하자. 자동 응답기가 탑재된 고급 러버덕에게 디버깅을 시키는 일이다. 그렇게 정리하여 가지고 오면 강사는 속으로 매우 뿌듯해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나 열심히 찾아보고 오다니, 참을 수 없군.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다시 설명해 주도록 하지.'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답답하다면, 모든 과정을 다 건너뛰고 찾아가도 된다. 우선은 질문을 한다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자. 대신, 적어도 무엇을 틀렸는지는 가지고 가자. "안 돼요.", "모르겠어요"는 곤란하다. 강사는 독심술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꿰뚫어 보지는 못한다. "챕터 2의 레슨 3의 응용문제 12번을 풀고 있는데, 왜 틀렸는지 모르겠어요." 정도여도 충분하다. 대신 그럴 때는 강사에게도 문제를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만 주도록 하자.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면, 양해를 구하고 자신도 함께 문제를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답변을 듣게 된다면 가능한 기록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오답 노트를 작성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왜 틀렸는지를 파악했다면, 그리고 해결했다면 왜 해결되었는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같은 문제를 또 틀렸다면, 이전 번에 정리한 내용들도 함께 들고 다시 강사를 찾아가자. "전에 이렇게 설명해 주셨는데, 이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지 같은 유형인데도 잘 모르겠어요."라고 질문한다면 아마 강사는 행복에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이전 10화 누구한테, 언제 질문을 해야 좋냐고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