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 그 모든 순간들은
Muse는 신화에나 나오는 환상이라 생각했다.
혹은, 잉글랜드의 밴드 이름이었지.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영감을 주는 신 정도라 생각했다.
신화를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뮤즈에 대해서는 시큰둥하였다.
나는 예술과 창작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저 흉내를 내는 사람이었을 뿐이었기에
그럼에도
저 멀리 빛나는 당신이 뮤즈라 느꼈다.
고고히 찬란한 그 아우라에 홀리듯 찬양하였다.
그러나 욕망을 좇는 시시포스마냥 욕심을 부려
그대를 떠나 보내고서야 깨닫는다.
당신이 한 명의 뮤즈라 생각한 순간에도
하나라 생각했던 당신은 여전히 뮤즈였고,
당신과 함께한 시간은 클레이오가 기록하고
바라본 밤 하늘은 우라니아가 그렸으며
함께한 걸음은 테르프시코레가 찬양하고
나눴던 대화는 폴리힘니아가 따라하며
들었던 음악은 에우테르페가 불렀던 것이리라
당신을 만난것은 탈리아의 축복이고,
주고받은 연정은 에라토의 시편이었다.
이 모든 것은 칼리오페의 각본이라 생각했는데,
이젠 멜포메네의 위로만이 남았구나.
하나인 줄 알았던 당신은,
내 인생의 뮤즈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