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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Apr 22. 2024

김어준 탁현민의 <더 뷰티플> 3회차 후기

취소표를 잡았다.


<더 뷰티플> 공연이 다스뵈이더를 통해 발표된 후 바로 매진이 되버린 터라 아쉬움만 잔뜩 남은 채 마음 한 켠에 담아만 두었었는데 우연히 딴지마켓에 들어갔다가 취소표가 나온 걸 운좋게 잡았다.


'정부 행사를 이 수준까지 끌어올릴수 있구나', 생각하게 한 탁현민의 연출이고, 기획의 귀재인 김어준이 행사 컨셉을 잡았을 것이라 기대를 안할래야 안 할 수 없는 공연


장소는 인천공항 옆 인스파이어 아레나


탁현민이 처음 이 공연을 기획하고 장소섭외를 하는데, 대통령 행사를 할 때 줄서던 대관처들이 단 한곳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OK를 안하더랜다.


뭔지 알겠는 그 느낌... 그러다 마지막 곳이 인스파이어였다고.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으로 부터 온 대형버스, 일명 꽂마차가 베뉴 입구에 나란히 나란히~

행사장 안내는 꼼꼼히 잘 되어 있다. 도착부터 어떤 동선을 따라가면 되는지 가시성 높게 유도사인이 적절히 잘 배치되어 있었다.


기획 연출에 정평이 나 있는 탁현민이 운영에도 누수가 없구나 생각했던 순간이 꽃마차. 전국에서 이 행사를 보기 위해 영종도까지 개별 이동 수단을 이용한다면 현장의 혼란은 물론 개인의 불편도 이루말할 수 없었을 것. 이런 사태를 미연해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버스회사를 조율해 두었다.


그 이름이 꽃마차


베뉴도 영종도의 너른 대지에 위치하다 보니 주차장 규모나 이동 동선에 박함이 없었다.  


3일차고 일요일 6시반 공연인데 현장은 발 디딜틈이 없다. 탁현민이 잘 나왔다고 감탄을 한 이번 행사 키비주얼이 대형 LED화면에서 관객을 맞아준다


이거 처음에  다스뵈이더에서 공개되었을 때 박장대소 했다.


누구잖아!!!!  (김어준~)


공장장의 특성이 세련된 색감을 입고 상콤한 키비가 탄생했다. 역시 어우러 질 수 없는 것들을 어울리게 만들었을 때 대작이 된다ㅋㅋ


겸공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의 출연진들(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 윤성은 영화평론가, 류근 시인님 등)도 가끔씩 보인다.


이광수대표님, 탑티어 미래에셋 부동산 애널에서 퇴직 후 겸공에 출연하는 지금 모습 사이에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가 생각하게 한다.


이리 보니 너어무 공장장인 키비.

응원봉은 티켓값에 포함되어 있는데 LED등이 깜빡 깜빡 들어온다.


우리 아미밤처럼 객석과 연동해서 대규모 시사 콘서트를 할 날이 오겠죠오???

(이미 공장장은 다 생각이 있는 것 ㅋ)


 분주한 콘솔의 모습도 담아놓고오~


콘서트가 시작되기 일보 직전 스탭한명이 나와 무대를 정리하고 있다. 출연진의 안전을 생각해 리허설 때 흘렸을 땀방울을 닦는다든가 콘페티를 정리한다든가, 그러는 줄 알았는데 무대에 있는 시간이 좀 길다.


뒤돌았더니 탁현민


본인의 행사에 이정도 깜짝 등장은 너무 환영이죠~

관객들의 열렬한 박수 소리 들리는 듯 하죠??


쓸던거 마저 쓸고 곧바로 퇴에장 (센스 쩜)


공연이 시작된다.

화면과 무대 퍼포먼스가 잘 어우러진 오프닝


우리의 민주역사를 대통령의 얼굴로 치환해 주요 흐름을 보여주었고


80년대는 광주로 내러티브를 이어갔다.영상은 오윤의 판화를 닮았다.


스크린은 총 6개를 썼는데

메인스크린이 앞쪽과 뒤쪽 중앙에 있는데  앞쪽 스크린은 들리는 구조이고

양사이드에 보조 스크린이 2개있으며

그 앞에 투명스크린 2개를 놨다. 이 스크린도 움직인다다.


무대구성과 출연진, 연주자, 메시지, 스토리 등에 따라 중앙 1열 스크린을 들어 올리기도 하고 맨 앞 투명스크린을 열고 닫기도 하면서 자유자재로 무대를 활용했다. K-POP아이돌 콘서트도 아닌 이런 시사콘서트에 스크린을 6개나 동원해 컨텐츠에 따라 몰입도와 다채로움을 주다니, 과연 탁현민


돈도 많지 않았을 그런 콘서트에 말이다.  


이렇게 보면 스크린 구조가 좀 더 잘 보인다.

연주자들은 라이브 오케스트라를 썼는데 서양악기와 전통악기가 어우러졌으니 이 음악감독도 찐이다.


프로그램 중간쯤 총수 등장

환호성 터지고오~


총수입장에서 여때까지는 나꼼수 골방부터 뉴스공장 라디오 스튜디오, 다스뵈이더의 벙커까지 주로 비대면이거나 대면이더라도 소수의 관객과 소통했다면 (몇몇의 진보진영 광장 행사 진행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규모로 110,000원이라는 거금의 티켓값을 지불하고 이 영종도 먼 곳까지 기꺼이 찾아온 순도 높은 관객을 마주한 것은 또 다른 경험일 것


관객 뽕을 한번 맞게 되면 이것이 마지막일리가 없어진다. 김어준처럼 대중팬이 그것도 바라보는 곳이 같은 순수 열성팬이 많은 경우는 더 그러하다.


그뤠서~


더뷰티플 시즌2는 언제고 또 온다는 소오리~

그리고 우리가 보고 싶은 책방 아저씨와 함께~


오예!


그 이야기를 하며 "연출은 탁현민!" 하는 순간 잡은 탁연출의 얼굴


탁현민은 모르는 (예상했을거라고 봄) 탁현민의 미래를 거침없이 이야기 하는 어준총수 (언질은 정말 안줬을 거라고 봄) ㅋㅋㅋㅋ


그리고 김어준 총수가 뒤로 걸어들어가 라디오 스튜디오같은 곳에 앉았다.


그거다!

그걸 보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모인 것이겠지


이곳의 많은 이들이 마음속에 꼭꼭 담아둔 그 분을 이렇게라도 마주하게 해줄 故노무현대통령과의 대담.

노무현대통령을 AI로 살려내 그가 만일 살아있다면 지금의 정치현실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김어준총수와 대담하는 형식의 컨텐츠


우리 모두 알지요? 실물의 노짱은 훠얼씬 호감형이십니다!


총수는 자주 고개를 숙였다.

보는 우리도 복받쳤다.


시작부터 내 주위 사람들은 이미 눈물바다였다.

내 옆에 초등학생 아이까지 세가족이 함께 온 집 남편은 시작부터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다.


아무도 그 소리가 거슬리지 않았다.


탁현민이 AI에게 자료를 덜 준거 같다고 총수가 타박을 하긴 했지만 나는 이 이야기들을 들은 것 만으로 만족 이상의 감정이 가슴 한가득이다.



(현 정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
노무현: 어쩌겠습니까? 그런데 잘하고 계시잖아요, 여러분이 역사를 만들고 계시잖아요.
김어준: 이게 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다 이 말 때문이에요.
노무현: 그렇습니까? 제가 잘 했네요!




(희미한데 스스로 생을 달리하신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기억)
김어준: 꼭 그래야 했어요?
노무현: 저는 그때 우리를 막아서는 정치권력, 경제권력, 언론권력 카르텔을 깨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저를 인질로 잡아바렸어요. 그러니까 제 역할은 거기까지입니다. 이제는 누구도 인질이 되지 않게 해주세요.




노무현: 이미 여러분은 누군가를 찾았을 겁니다. 이제, 이제 그 사람이 실수하고 넘어져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손 잡아 주세요. 찾지만 말고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 주세요.
김어준: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아무리 해도 안되는 사람들이...




김어준: 거기서는 잘 모르실 거예요, 아마, 이건 꼭 답을 해주시고 가야 하는데, 비싼 게?
노무현: ... 갖고 싶다?
김어준: 비싼 게?
노무현: 디올? 비싼 게?



정확하다!!! 대통령님~~~ ㅎㅎ



김어준: 형이라고 한번 불러보고 싶었는데. 형!
노무현: 어~!
김어준: 형
노무현: 어
김어준: 형
노무현: 왜?
.
.
.
김어준: 형 잘 가, 또 봐
노무현: 어주니, 안녕~! 여러분도!




노짱을 보내기가 아쉬운 김형석의 피아노곡은 아름다웠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1타 작곡가가 이런 무대에 서기 쉽지 않을텐데 꾸준히 자기 색을 드러내는 분이다.  


작곡가로 함께 참여한 윤일상은 아예 DJ 부스를 차렸다.


김어준 탁현민 '더 뷰티플' 1

EDM과 함께 축제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김어준 탁현민 '더 뷰티플' 2

이 공연을 만들어간 한분한분에게 사람들은 기립으로 그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뿌듯한 얼굴의 귀여운(?) 총수로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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