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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분카레 Dec 02. 2023

처음으로 원고료 받던 날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이런 건가라고 여겼던 하루였다. 연초 세웠던 계획 중 하나였던 투고, 지금은 송고라는 단어로 쓰는 것 같다. 인터넷 기사에 송고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편리성 때문이었다. 채택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내가 계획했던 일을 실행하느냐 마느냐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이 해가 가기 전 송고를 하리라 마음먹고, 원고를 올렸다. 다음 날 담당기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언제 쓴 기사이며 언제 있었던 이야기를 쓴 것인지 그리고 타 매체에 동시송고를 한 것인지 등등


마음을 먹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일, 둘 사이에는 떼어 놓기 힘든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건너기 힘든 강이 가로막고 있는 듯한 막막함도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먼 두 점이 머리와 가슴이라 했던가. 생각한대로 실행으로 옮기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두 점의 거리를 측정할 방법은 없다. 어떤 뛰어난 수학자라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일 것이다. 하지만 그 두 지점에 대한 메카니즘을 이해했다라고 말하면 오만일까.


몇 년 전부터 생애 처음으로 글쓰기 수업에 참여했었고, 글 관련 모임에도 들었다. 백일장이며 독서감상문 대회에 참가도 하고, 플랫폼 글쓰기 공간을 할애 받기도 했다. 지나고 보면 이런 과정들도 결코 단숨에 행해진 것은 아니다. 언제나 시작은 망설여지고 어려운 일이었다.


계획만큼 실행이 안 된다는 것쯤은 이제 너무 잘 안다. 관건은 언제가 되더라도 이루고야 말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그것의 가장 빠른 길은 ‘일단 시작’이라는 것이다. 물꼬를 터주어야 물이 자기 길을 찾게 된다.


이번 일을 예로 들어보면,


1. 뉴스 기사에 투고 해봐야지(7월 정도에) - 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럴만한 기사거리도 이렇다 할 실력도 안 되어 그저 막연함 앞에 우두커니 선다.


2. 사이트에 접속 - 이미 올라온 기사들을 보면서 ‘이런 내용으로도 송고가능하구나’라며 감을 잡는다.


3. 회원가입(8월 정도에) - 송고하는 방식이라든지 절차를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회원가입을 한다. 이는 보다 적극적인 한걸음이다.


4. 즐겨찾기에 추가 - 노트북 열 때마다 즐겨찾기에 있는 해당 아이콘과 눈 맞춤 하게 되는 과정이다. 볼 때마다 송고를 생각하게 되고 언젠가 꼭 해야 하는 숙제처럼 인식한다.


5. 지속적인 글쓰기 - 이루고자 하는 일의 본질을 잊지 않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6. 적당한 글감에서 나온 글을 송고(11월) - 결과에 상관없이 일단 내가 계획했던 일을 실행했다는 점에서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인터넷 기사로 한 번 채택 된 일에 호들갑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내게는 큰 기쁨이었다. 이 같은 일 하나를 하는데도  4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1번 단계에서 생각으로만 그치고, 2번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더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물이 새로운 길을 잘 따라가게 하는 “물꼬 틔우기”야말로 생각과 실행의 거리를 좁히는 보장된 방법이 아닐까!


https://omn.kr/26h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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