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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Jul 13. 2022

고부갈등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

마지막 글

세상이 점점 바뀌고 있다.


최근에 올라온 뉴스 제목만 봐도 그렇다.

"미혼 여성 10중에 9명, 결혼 결정에 시부모를 본다" 라는 기사를 봤다.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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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권안나 기자

미혼남녀 대다수가 결혼을 결정할 때, 배우자 부모의 성향이나 성격 등을 고려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2030 미혼남녀 총 500명(남성 250명·여성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부갈등'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여성은 90% 이상이 배우자 부모의 성향이 결혼 결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매우 영향이 있다’ 47.2%, '약간 영향이 있다' 46.4%로 조사됐다. '별로 영향이 없다'(3.2%)와 '전혀 영향이 없다'(3.2%)는 6.4%에 불과했다.


결혼 후 고부갈등에 대한 대처로 여성은 ‘남편에게 갈등 중재를 요청’(38.4%)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내 주장을 명확히 전달한다’(25.6%), ‘시댁과 가급적 만나지 않는다’(17.6%), ‘가급적 시어머니를 이해하고 양보한다’(8.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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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하는 후회지만, 결혼 전에 시부모님을 제대로 봤었음 내 인생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요즘 여성분들은 참으로 똑똑한 것 같다.


나의 결혼 생활 6년에 걸쳐 시아버지와의 갈등은 계속 끊임없이 있었다.


내가 결혼할 때도, 임신할 때도, 출산하고 나서도...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6년이란 시간 동안 남편과 나는 결혼을 했고, 신혼도 있었고, 아이도 낳았고, 우리는 즐기려면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즐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는데

 

다시는 우리에게 오지 않은 이 시간들을, 우리는 시아버지의 문제로 매번 다투고 싸웠다.


보다 못한 나는 짐을 싸서 한국으로 갔고, 거기에서 본격적인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까지 합세한 전쟁을 치렀다.


결론적으로 누구의 승리로 끝난 싸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정확하게는 우리 모두가 이 과정을 통해 상처를 받았고, 다 피해자이다.


시부모님들은 아셔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1. 무심코 내뱉은 말과 행동들이 그들이 사랑하는 아들이 선택한 가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된다.


이는, 단순히 아들과 며느리의 부부싸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당신들의 손자, 손녀들의 중요한 삶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시부모님들의 언행과 행동들로 인해, 아들 내외가 이혼을 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손자, 손녀에게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된다.


죄 없는 아이들의 삶을 시부모님들이 부모만큼 훌륭하게 책임져 줄 수 있을까?


이러한 연결점들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시부모님들은 말이나 행동에 조금은 신경을 쓰지 않을까.

물론 전혀 상관없어하는 시부모님들도 많다. 우리 시부모님처럼.


그럴 땐,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으신다면


경우 없는 무례함을 저지르는 사람에게는 전에 없는 단호함으로 대처해야 한다. 밑도 끝도 없이 부정적인 사람에게는 단 1g의 에너지 낭비도 할 필요 없다. 라는 말을 인용하고 싶다. (출처: changemind.co.kr)


나는 시부모님께 여러 번 기회를 줬고,  내 진심을 전달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 진심 어린 마음을 정말 처참히 무시했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나는 말이 전혀 안 통하는 시부모님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줬다.


누군가 보기엔 "어른"한테 너무 심한  아니야?   있을 법한 행동들이었다.


하지만,

시부모님의 무자비한 행동은 나이가 많은 어른이기에 당연한 것이고, 나는 나이가 어린 며느리니깐 어른에게 그렇게 하는 건 안된다 라는 건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는 사회에서, 인간의 삶에서 어떠한 큰 사건이나 이벤트가 있었을 때, 이를 법적으로 합당하게 행위를 할 수 있기 위해 만든 게 "나이"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특정 나이  사람들이 어떤 특정 행동을 하는  적합하다고 보는 .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인 규율을 합법적인 이유로 따르게 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 "나이"라고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사회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는 만 19세부터 가능하다. 투표를 할 수 있는 나이 18세부터 가능하다 등등.


그래서 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때문에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모두 다 "어른"은 아니다.


어른의 사전적 정의 중에서는 :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이 책임에는 행동의 책임도 들어있겠지만,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내가 했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책임도 다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개그우먼 이영자 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이는 노력 없이 먹는 거예요. 생색내지 말고 권력이라고 착각하지 마시길"


나이는 들었지만, 본인들이 내뱉은 말에 대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들은 "어른"으로 정의할 수 없다.  


할 말 안 할 말 가려서 하지 않고, 본인들이 한 말에 대해 회피만 하려 하고,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나의 시부모님은 "어른"이라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어른"으로 대하지 않았다.

나이만 똥꾸멍으로 처먹은 사람들이라 치부했기에, 가능했던 행동들이었던 것 같다.  


"나이는 벼슬이 아니라 책임의 양이라는" 드라마 대사처럼 우리는 좋은 어른이 뭔지, 어른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한 번은 생각을 해 볼 필요는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본인들이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현명하게 아랫사람들을 대하는 사람들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본인들이 며느리였을 때 시부모님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 속상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더라면, 적어도 현 며느리에게는 사랑으로, 아껴주는 마음으로, 배려하는 마음과 모습을 보이고 좋은 고부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현명한 어른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간혹 자기만의 신념에 가득 차서 "저 며느리가, 내 돈에 눈이 멀어서, 내 아들과 이혼해서 내 재산을 가져가려고 발악을 한다"라고 생각을 하는 시부모님이라면,


우리는 그들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부정적이고 무례한 사람들은 끼리끼리 어울리며 의미 없는 작당모의를 하고 살아간다고.


저 시부모님들은 살면서, 그들의 인생에서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만한 긍정적이면서도 성숙하고 정중한 사람들을 일평생 만나본적도 없는 우물 안 개구리다. 불쌍하다. 생각을 하면 된다.  


나는 어떤 일이 있을 때 역지사지를 참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 일을 경험하면서 시아버지의 배경을, 그의 마음을, 상황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보려 노력했다.

 

시아버지는

어릴 때 부모에게 사랑도 못 받고 자라서, 10대에 사회에 나와 온갖 잡일 다하고 힘겹게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누구에게 단 한번 제대로 인정 못 받아 보고 살아온 인생이었기에.


그의 인생에 며느리라는 "을"이 들어왔으니, 시어른으로서 얼마나 인정이 받고 싶었겠는가.

그동안 사회에서 본인이 해보지 못했던 "갑"으로서 위상을 드높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방 끈 긴 며느리는 본인의 뜻처럼 단 한 번도 "네네" 해주질 않고, 살갑지도 않은 본인 며느리를 보면서, 다른 집 며느리와 얼마나 비교가 되었겠는가.


다른 집 며느리는 시아버지 말이라면 "네네" 하던데, 내 며느리는 왜 이렇게 드셀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다. 시어버지 입장에서는 며느리를 아주 잘못 들였어라고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시어머니 입장도 어느 정도 헤아려 보고자 했다.


산골 시골에서 자라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가, 서울에 올라와 한 남자를 만났고 덜컥 임신을 했다. 남편이란 사람은 아이를 낳던 순간조차 병원에 오지도 않았다. 살면서 남편이 많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아이를 둘이나 낳았어도, 혼인신고 조차 해주지 않은 남편한테 그녀의 집안 어른들이 나서서 싸워도, 자기 인생 망한다고, 발목 잡힌다고 하던 남편.


매번 본인에게 소리 지르고, 본인을 하대하고, 무시하고 욕하던 남편으로 너무 힘들었던 결혼생활.


그녀의 시부모님도 덜컥 아이 가지고 찾아온 며느리를 살갑게 맞아주지도 않았기에, 시댁살이에 많은 서러움을 가졌던 것 같다. 그 서러움이, 그 애정이 다 금쪽같은 아들에게 갔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시어머니 인생에, 사랑하는 아들이 와이프라고 데리고 왔는데, 마음이 오죽했을까.

그런 며느리가 일한다고, 공부한다고 목숨같이 사랑하는 내 아들을 부려먹는 것 같은데, 이쁠 수가 미웠겠지.


내 귀한 아들을 극진하게 모셔주지 않는데, 그런 며느리가 좋을 수가. 먹을 거에 약이라도 타서 죽이고 싶었겠지.


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아빠를 통해 고생하고 왔던 거, 상처받아 왔던걸 누구보다 잘 봐왔던 아들이었다.

엄마가 어릴 때 본인 하나만 보고 살아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아들이었다.


그러기에 항상 아들에게 엄마는 불쌍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하나부터 열까지 성인이 된 아들의 도움이 필요한 엄마였다. 아들은 그런 엄마를 사랑했고 애착이 깊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강압적이고 독단적인 행동들은 아들을 많이 주눅 들게 했었다. 아버지가 하는 말을 단 한 번도 거역해본 적이 없던 아들이었다.


아버지가 이거 전공하라고 하면 전공했고, 아버지가 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했었다. 그 대신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아버지께 돈을 받아서 생활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본인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고생하신 걸 안다. 엄마에겐 함부로 했지만, 아들인 나에겐 건 기대를 알기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돈과 시간 투자를 많이 했고, 아들은 본인의 아버지를 아빠로선 괜찮다고 생각을 하고 살아왔다.


나는 그들이 나에게 왜 이렇게 하는지, 왜 이렇게 나와 내 가족에게 함부로 막무가내로 하는지 이해해 보려 했다.


백번, 천 번, 만 번,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려 해도,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과거 불행하고 불쌍한 삶을 살았다 할지 언정 그들이 나에게 했던 말들, 행동들, 내 가족에게 함부로 했던 행동들, 이 모든 것들을 합리화할 수 없었다.


그들은 확실하게 선을 넘었었다.


예비 시어머니, 시어버지가 되시는 분들, 혹은 현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되시는 분들은


이걸 꼭 알고 계셔야 한다.


우리 모두, 배려와 존중이라는 걸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선"을 존중해줘야 한다. 나이가 많던 적든 간에.


유X버에서 한 부부상담가가 고부갈등에 대해 말한 영상이 있었는데, 공유를 해보고자 한다.

(출처: 이주은 부부상담가)


시어머니 시아버지는

집에 새롭게 들어온 며느리를 건드려 봤자, 본인 아들이 가장 불행하다는 걸 아셔야 한다.

그리고  과정에서 당신들의 손자가 제일 불안 하다는  아셔야 한다.

정작 며느리는 불편할 뿐이다.  


시어머니 시아버지들은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행동을 하더라도, 잘 생각을 하고 해야 된다. 그 말에 어른으로서 책임을 질 수 있을지에 대해 잘 생각을 하셔야 된다.


며느리한테 우대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사실 며느리와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시어머니는 남편한테서, 남편은 시어머니한테서 존중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당신의 남편/아내가 당신 말을 우습게 여겨서 이다.


남편/아내 하고 해결되지 않는 눅눅하게 오래된 내용들을 남의 집 귀한 딸들에게 몽땅 다 투사를 시켜서

"너 때문이다"라고 다 귀결을 시키지 마셔야 한다.


어머님/아버님 아들이 존귀하듯이 며느리도 굉장히 존귀하고 노력해서 다 키운 각 집의 딸들이다.

똑같이 여겨줘야 한다. 아니, 오히려 더 잘 여겨줘야 한다.


내가 낳은 자식 아닌데 , 함부로 이야기하고 함부로 여기고 하는 건 정말 잘 못된 행동이다.


그리고 이번 고부갈등을 통해 나의 남편이 어떻게 처신을 해야 되는지도 많이 느끼고 배웠다.


이 지옥 같은 싸움에서 가장 나를 화나게 했던 건, 시부모님 보다 내 남편의 중립 자세였다.


결혼 초/ 중반 시부모님이 본인 와이프에게 할 말 안 할 말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남편은 항상 나에게


"그런 의미로 한말 아니야. 그렇게 받아들이지 ."


"이렇게 생각을 해서 한말인데 강하게 나온 거야.  귀로 듣고  귀로 흘려"


"엄마가 혹은 아빠가 너를 대상으로 막말한  잘못한  맞는데, 너도 옆에서 들은  잘못한 거잖아"


"네가  들었음 이런 일이 없을 텐데,  들었어"


"아빠 엄마가 이렇게 한건 미안한데, 너도 그때 참지는 않았잖아"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만약 이 남편과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런 부당한 소리를, 경우 없는 행동을 볼 필요도, 들을 필요도 없으며, 이런 취급을 당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남자와의 결혼으로 인해, 이 부당한 모든 걸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남편에게 크다 라는 걸 꼭 알았으면 한다.


연애 때는 이 세세한 부분들을 다 알 수 없었다. 알 수 있다면 나의 조상신이 날 도와주는 거겠지.

아들도 잘 모른다. 본인의 부모님에 대해 많은 걸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 와이프 :

"나는 귀한 사람이야."

"나는 좋은 집안에서 사랑받고 잘 자랐어."

"나는 귀한 대접을 받고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당신으로 인해 내가 당신을 만나서 당신네 집에서 온갖 욕을 먹고, 온갖 소리 지름을 듣고, 온갖 막무가내 행동을 당하고 있어."


"분명한 건, 내가 먼저 시작한 일도 아니야. 내가 참고 있었지만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는 건 팩트잖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신이 큰 책임을 져야 돼."

 

"당신이 전적으로 내 편에 서서, 나와 아이와 이 가정을 지켜야 돼."

 

"내가 당신에게 시부모님에 대해 말하는 건, 중립과 해결책을 듣고자 말하는 게 아니야."

"당신이 내 편에 서서 강력하게 날 보호하라는 말이지."


"시부모님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면, 당신이 더 나서서 그런 말을 왜 하냐고! 내 와이프가 엄마 아빠에게 왜 이런 심한 말을 들어야 되냐고! 하지 마라고! 하면서 당신이 강력하게 말해야 부모님은 들을까 말까 해"


"내가 나서면 그냥 개싸움 나는 거야. 그 안에서 가장 힘든 건 누구? 바로 당신이야."

 

"그러니깐 당신이 이도 저도 아닌 위치에 있을 바엔, 정확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당신의 와이프와 아이를 보호해. 이런 사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남편은 결혼 초에는 이 부분에 대해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나서서 본인의 부모님과 개싸움과 난리가 나는 걸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나서는 많이 느낀 듯했다. 그리고 아주 괴로워했다. 이건 현재 진행형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건 상황만 다를 뿐이지, 굉장히 비슷한 상황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중요한 건, 이혼을 하지 않을 거라면 남편이 아이와 와이프를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강력하게 부모님과 맞서야 된다.


나의 아내는 나를 보고 결혼한 거지, 내 부모를 보고 결혼 한건 아니니, 이에 대한 책임은 남편에게 확실하게 있다. 책임을 회피할 순 없다. 회피할수록 본인의 가정이 불행해지는 건 사실이다.


그런 행동이 불효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때라고 난 생각한다.


나중에 부모님이 아파 병들었을 때 아들로서 도리를 다 하면 된다. 부모님이 내가 아이 었을 때, 독립적이지 못했을 때 키워주셨던 것처럼.


결혼 생활을 이렇게 모든 게 엉켜있기에 많이 힘들다.


며느리로서는 나는 어땠는가?

우선, 나는 내 행동이 잘했다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나는 선을 넘은 행동들을 했다.


하지만, 나는 내 행동에 대해, 내 말들에 대해 절대 후회는 하지 않는다. 


이 싸움을 통해 솔직하게 남는 건 없다.

아! 하나 남은 거라면, 화병은 좀 줄어드는 것 같다.

그동안 내가 할 말을 다 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행동으로 보여줬기에 후회가 안 남는다.


그들도 이제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았으니, 더 이상 함부로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함부로 한다면 나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


시어버지가 이런 말을 나에게 자주 했었다.


|시아버지 :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시던 말이 있어"

"누가 너에게 피해를 주거든 너는 꼭 그걸 50배, 100배로 갚아 줘야 한다. 꼭 " 


(참.. 부모가 돼서 자식한테 저런 말을 물려준다는 게.. 어떤 집안인지 대충 파악이 된다)


시아버지는 그래서 본인이 억울함을 당하면 꼭 배로 갚아 준다고 말을 했었다.


그래서 시아버지의 가정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말을   명심하고 있다가, 시아버지 본인과 시어머니에게 내가 받은 피해에 몇 배로 돌려드렸다.


이럴 땐 난 말 잘 듣는 며느리이다.


부메랑이 잘 명중된 것 같다.



지금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가 시댁 가족들이랑 앞으로 평생 가족으로 엮일 자신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아니라는 답만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저들과 보내기엔 많이 아까운데? 라는 생각이 든다.

 

인연을 끊던 나중에 둘 중 누구 하나 아프면 아프다고 연락이 올 것 같고, 돌아가시면 돌아가신다고 연락 올 것 같고, 인연을 끊는다고 완전히 깨끗하게 끊기는 게 아니라 일시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남편에게 신뢰가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나에게 미안하다 백번 말을 한 들, 나는 그의 말이 더 이상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남편의 미안하다는 말은 이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밖에 안 느껴진다. 사람이 항상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건 참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남편이 나와 시부모와의 관계 중간에서, 경제적인 독립도 이루어지지 않은 이 시점에서 힘들어하는 게 많이 보인다.


하지만, 만약 그가 나와 내 부모님께 했던 행동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아마도 지금 그를 많이 포용하고, 위로해주고, 더 으쌰 으쌰 하자고 했을 것 같은데, 이미 나와 내 부모님께 한 그의 행동들로 인해 난 그에게 정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시간이 해결해 주려나?


이혼을 당장 못하는 이유는


아이가 아빠와 너무 잘 지낸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라 내가 마음이 이렇다고 해서, 내가 힘들다고 해서, 아이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혼은, 나 뿐만 아니라 내 아이의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에 내가 함부로 결정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신중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남편이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았기에, 당장 이혼을 한다 한들 해결 방법이 없다. 양육비고, 위자료도 받을 게 없다. 나 또한 안정된 삶을 준비 중이므로 아직은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


일단 하루하루 잘 견뎌 나가고 있는 중이다.

나중에 부부상담을 꼭 받아보고자 한다.


나는 남편에게 시어머니가 못해주고 가신 일을 대신하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싸고간 똥은 그녀의 금쪽같은 아들이 치워야지..

남편은 아이 육아와 약간의 집안일을 그리고 본인의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이 험난한 과정을 경험하면서 결심한 게 있다.


나는 꼭 현명한 어른이 되겠다.


나는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할 때 상대방이 어떨지 한번 고려를 해보겠다.


나는 나와 같이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들을 꼭 보듬어 주고 도와주겠다.


나는 내 아이의 선택과, 내 아이의 삶을 존중해주겠다.


나는 항상 거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겠다.


나는 꼭 무례한 사람에겐 똑같은 무례함을 알려주겠다. 참지는 않겠다.


그리고 꼭 내 분야에서 성공해서 시부모님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겠다.


그들이 아 저 애가 우리 며느리였는데... 혹은,

어디 가서 지인들이 저분 그 집 며느리 아니야? 했을 때 찍소리도 못하는 순간이 꼭 오길 바라며..


나는 여기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5-6년의 긴 과정들이 고작 16편의 글에 다 정리가 될 거라고 생각을 안 해봤다.


그냥 있었던 사실들을 다시 한번 녹음 파일 들으며 주저리주저리 써 내려갔던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어 주셨다.

 

글을 쓰면서 다시 예전 일이 떠올라 밤에 잠을 설치기도 여러 번, 마음이 힘들어 울기도 많이 울었고,

호랑이 며느리 편을 쓸 때는 글 쓰고 처음 웃고 기분이 좋았기도 했다.


내가 정말 울적할 때마다, 내 마음이 너무 힘들 때마다 글을 썼다.


그럴 때마다 나보다 더 힘든 일을 겪으셨던 분들이,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셨던 분들이, 혹은 전혀 이런 일을 경험해보진 않으셨지만 자기일 처럼 공감을 해주셨던 다양한 분들이 남겨주신 댓글들을 보면서


정말 진심으로 위로를 많이 받았었다.


외국 거주라는 이유로, 참 사람 만나는 게 그동안 힘들었었다. 친구들과 맥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었었는데,


많은 분들이 오래 봐온 친구, 언니, 이모, 엄마처럼 나를 위해 공감해주고 토닥여 주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힘이 많이 났었고, 행복했었던 것 같다.


재미있고 즐거운 이야기는 단 하나도 없는 글들이었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았던 글들이었지만


귀한 시간 내주셔서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뭐라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했었습니다.


훗날 제가 어디에서 어떤 사람으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뭐 가방끈만 길어서 보잘것 없이 일자리 찾고,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글 쓰고 있는 한 사람이지만


이 과정에서 저희 시부모님께서 저에게 참 동기부여를 많이 해주셨어요.


행여 제가 나중에 사회적으로 유명해지거나 성공을 하게 된다면


꼭 이 말을 하려고 해요.


"제가 성공할 수 있게 동기부여 해주신 시아버지, 시어머니에게 감사드린다" 라구요.


나중에 티브이, 라디오, 혹은 서적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보신다면


지금의 저를 꼭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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