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라는 습관적 거짓말
사회생활을 하는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아주 많이 사용하는 말이 있다. 바로
저는 괜찮아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치원에 근무하며 극도로 예민해지기 이전,
그저 둥글둥글한 성격이었던 나는 사회생활의
대부분이 정말 '괜찮았다'
특별히 눈에 거슬리는 것도 없고,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요청과 기대, 무게가 모두 '괜찮았다'
유치원에서도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라는 말을
숨 쉬듯이 내뱉으며 초임교사 시절을 보냈다.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공립유치원에 발령받았을
때에도, 신규 개원해야 하는 유치원이라 구축해나갈
것도 많고, 모든 것을 새롭게 시도해야 할 때도
정말 '괜찮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괜찮다는 그 말에
거짓이 조금씩 섞여 들어갔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거짓이었다.
사실은 굉장히 피곤해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데,
애정 하는 나의 동료들이 함께 하니까!
"괜찮아요. 저도 같이 해요"로 시작했다.
업무량이 과한 시기의 나를 걱정하고 응원해주는 동료들에게, "괜찮아요. 저 다 할 수 있어요!"
어느 날부터 점심 급식만 보면 구역감이 들어
점심식사를 못하게 되었을 때에도
"괜찮아요. 어서 퇴근해서 마음 편히 먹을게요"
잠을 못 자고 출근해 피곤한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괜찮아요. 오늘 저녁엔 한강 뛰고 잘게요"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하는 일들이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니,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것이
사실은 '안 괜찮았다'
나는 사실은 안 괜찮은 내 마음에 죄책감을 가졌다.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불만스럽고 버겁지?
너 사회생활 하루 이틀 하는 거 아니잖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면 되는 건데
왜 그걸 못하니 나 자신아?
사회생활하다 보면 부당한 일 당하는 건
비일비재한 일인데 왜 그걸 못 참는 거지?
이렇게 내 죄책감은 점점 더 커져갔다.
이곳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한 나 자신에 대해
손 쓸 수 없이 불어나는 죄책감,
다른 선생님들은 잘 버텨내고 살아가는데, 왜 나만
불만투성이이고 눈에 문제점들만 보이는 건지
혼자만 부정적인 사람이 된 듯한 고립감.
그렇게 '안 괜찮으면서'
겉으로 보이는 나는 '괜찮아요'라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더 솔직히는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괜찮다는 말들에는 이런 암시가 스며들어 있었다.
해봄아,
너 지금 괜찮아야 하는 거야. 정신 차려.
그건 아주 위험한 생각이었다.
우울증으로 가는 급행열차였달까...?
어느 날부터 '괜찮다'는 하얀 거짓말조차 꺼낼 수
없을 만큼 힘들어졌다.
나는 주변 동료들과 친구들이 내 상태에 대해
물어보면 솔직하게 "안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난 이미 많이 아픈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