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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쏭작가 Mar 09. 2024

부모님처럼? 부모님 때문에?

가장 가까운 곳에 답이 있습니다

 인간은 첫 공동체인 가정을 통해 방대한 학습을 합니다. 가정은 연애의 기초적 나침반 역할을 수행합니다. "나는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정답을 내리기 위해 가정이라는 족보를 참고하세요. 좋은 배우자를 만나도록 도울 두 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부모님의 어떤 모습을 보며 결혼을 꿈꿨나요?

 부모님의 어떤 모습 때문에 결혼을 두려워했나요?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울고 웃으며 미래의 가정을 꿈꿨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대화와 웃음이 넘치는 부부입니다. 서로를 아끼시는 모습을 보며 '아직도(?) 서로 많이 사랑하시는구나.'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빠의 욱하시는 기질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더러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불끈 성을 내시는 아빠의 모습에 유난히 힘들어했던 가족 구성원은 바로 저였습니다. 마음이 여리고 작은 것에도 잘 놀라는 습성을 가진 터라 이런 이유로 아빠와 무던히 부딪쳤습니다. 미운 부분은 가장 먼저 닮는다고 저 역시 화가 올라오면 다스리기 어려울 때가 왕왕 있었죠. 천국 같은 가정을 이루기 위한 일대 과제가 욱하지 않기, 욱하는 사람 만나지 않기였습니다.


 배우자 기피 대상 일 호가 '욱하는 사람'이었던 저는 교제 중인 사람이 어르신께 함부로 대하거나 보복 운전을 하는 등의 모난 모습을 보이면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졌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죠. 도대체 어떻게 하면 상대방 속에 숨겨진 이면을 확인할 수 있을지 늘 고민했습니다.

 욱하는 사람을 분간하기 위해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도록 시험대에 올린 적도 있습니다. '이러다가 한 대 맞겠는데?' 싶을 정도로 끈덕지게 테스트했죠. 검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가차 없이 이별을 고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자신이 참으로 이기적인 용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겐 너무나 간절하고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물불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99% 온화하고 평온한 기질을 가진 사람을 만났습니다. 늘 정도를 지키는 남편 덕분에 욱하는 성미를 꽤나 고쳤습니다. 불 같은 성질을 가지신 아빠를 보며 배우자 상을 정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부모님 때문에 결혼하기 싫었고, 부모님 덕분에 꼭 결혼하고 싶었던 제가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하고 다닙니다. 태어나서 가장 잘한 선택이 결혼이라고요.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한 지붕 아래 밤낮 모여 사는 공동체가 가정입니다. 그러니 내가 자란 가정을 분석하고 자신과 깊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최고로 건설적인 자기 계발입니다.


 우리에게는 가정에서 학습한 장단점이 모두 존재합니다. 가장 본보기 삼아야 하는 부분은 바로 단점입니다.


 가족 간에 특별히 어려웠던 문제가 있었는지.

 불안을 느꼈던 요소는 무엇이었는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나와 함께할 미래의 배우자는 어떤 성품을 지녀야 할까요.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특성을 피해야 하느냐일지도요.


 나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찬란했던 과거도 무용지물입니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다 해도 주눅 들 필요 전혀 없습니다. 과거는 현재를 뒤집지 못합니다. 그러니 부모님처럼, 부모님 때문에라는 전제 조건은 오로지 내 행복을 연구하는 자양분으로만 삼으시기 바랍니다. "비바람 불어 흙탕물 뒤집어썼다고 꽃이 아니더냐. 다음에 내릴 비가 씻어 준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상실 수업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그대만큼은 단비처럼 소중한 배우자를 만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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