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알려거든 어떻게 이별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별 방식에서 그 사람의 숨은 습성이 드러나거든요. 환승연애를 습관처럼 잘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환승연애는 바람과 한 끗 차로 다르기 때문에 뜨거운 감자가 되곤 합니다. 톱스타들도 몸살을 앓는 환승연애란 대체 무엇일까요. 환승 연애의 삼 단계는 얼추 이러합니다.
연애 중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현재의 연인에게 이별을 고한다.
곧장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다.
모든 이별이 가슴 아프긴 마찬가집니다만. 환승연애를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황당함과 억울함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나와 연애를 하면서도 한눈을 팔았던 걸까?', '언제부터 마음이 변했을까.'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사랑이 끝난 자리에는 쓰라린 배신감만 남습니다.
추접하지만 어제까지는 A의 연이이었던 사람이 오늘은 B의 연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사람 일입니다. 애당초 남과 남이 만나서 맺는 관계가 연애니까요. 한쪽의 마음이 전혀 정리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한쪽의 마음이 뜨는 순간 어쩔 수 없이 남이 되는 것이 남녀관계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남을 이렇게 정의 내립니다.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관계를 끊은 사람.' 그러니 남이 된 사람이 새 연애를 시작하든 상견례를 하든 매 순간 우리가 되뇌어하는 이치는 딱 두 글자입니다.
"알 바?"
환승연애를 요란하게떠벌리는 사람일수록끝이 안좋다고들 하는데요. 거참 쌤통입니다만, 그 또한 우리가 알 바 아니란 이 말씀입니다.
버스에서 버스로, 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탈 때조차도 엄격한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 환승입니다. 교통수단 환승을 위해 우리는 반드시 교통 카드를 찍고 하차해야만 하고, 시간과 횟수에 따른 한도를 지켜야 합니다. 하물며 사람 관계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헤어지자.' 한 마디 툭 던져놓고 며칠 되지도 않아 새로운 연인을 SNS에 자랑질하는 사람? 한 트럭으로 갖다 준대도 필히 반품해야지요. 그런 사람이 제 발로 나를 떠나 줬다면 오히려 고맙다고 절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예의도 갖출 줄 모르는 사람이 나를 등지는 순간 훨씬 더 이로운 탄탄대로가 눈앞에 펼쳐질 테니까요.
환승연애보다 중요한 건 결국 너와 내가 이별했단 사실입니다. 미련이 남았다면 좋은 이별은 끝이 아름다워서 아프고, 일방적인 이별은 야속해서 아픕니다. 남이 돼버린 사람에게 신경 쓸 시간과 에너지를 나에게 투자해야 하는 시기가 이별의 때입니다.
금사빠도 환승연애도 모두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입니다만. 다리가 아플 때는 의자를 사지 말고, 외로울 때는 사람 만나지 말고, 환승할 때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져 봄이 좋겠습니다. 그 또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이니까요. 카드 찍는다고 무조건 환승되는 것도 아니요. 아무 버스나 탔다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아니니 너무 급하게 사람 만나고 버리고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