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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쏭작가 Dec 03. 2024

잠들 때 무조건 곁에 두는 제품

판매가:82,000원, 감정가:70,000원

 아무리 피곤한 날이라도 침대에 눕기 전에 점검하는 물건이 있다. 꿀잠 요정 가습기의 상태를 확인한 후에 잠자리에 . 가습기만 잘 관리해도 남편의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짐을 체감한다. 나 역시 최근에 기관지 협착을 앓게 되었고 가습기는 유용성을 넘어 생존템이 되었다.

 그런데 나에게 딱 좋은 가습기를 찾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세상에 많고 많은 게 가습기이건만 어떤 유명 제품은 관리하기가 몹시 번거롭고 고장까지 잦았다. 임시방편으로 침실에 물을 떠다 뒀는데 효과는 지극히 미미했다. 대야를 엎어 침실이 수영장이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까 늘 불안하기도 했다.


 호시탐탐 가습기 구매를 노리기만 하다가 드디어 좋은 제품을 발견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여동생과 부모님은 이미 괜찮은 가습기 정보를 공유하여 잘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품명을 검색해 보니 생김새에 비해 가격이 꽤나 비싸게 느껴졌다. '이걸 사 말아? 별 볼 일 없게 생겼는데 비싸네.' 조금 망설이다가 가족들이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며 구매를 결정했다.


 예상대로 이번 가습기 구매는 성공적이었다. 기존의 가습기에 비해 세척이 아주 간편해서 청결 유지가 수월했다. 분리하고 조립할 것이 전혀 없는 구조라 젖은 컵 닦듯이 안쪽만 쓱쓱 닦으면 그만이었다. 하얀 소창 수건 하나로 매일 가습기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으니 나름 신세계랄까. 세척 부담이 없으니 가습기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됐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가족들이 추천해 준 가습기를 사용한 지 일 년이 되었다. 가끔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지만 본체와 합을 잘 맞춘 후 전원을 컸다 켜니 문제가 해결 됐다. 모든 물건에 장단점이 있듯 해당 제품은 용량이 1리터밖에 되지 않아 자주 물을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통 세척의 난이도가 최하라는 점이 단점을 보완한다. 역시 가전제품은 가까운 지인의 후기를 듣고 따라 사는 게 답이구나 싶다. 모양은 조금 투박하고 멋없어도 꿀잠에 이만한 효도품 없다. 옷도, 물건도, 사람도 편해야 자꾸 찾게 되고 손이 가는 법. 겉이 화려하고 관리하기 까다로운 제품보다는 제 역할을 야무지게 잘 해내는, 본질에 충실한 물건에 애정이 간다.


 글을 쓰며 깨달은 반전 사실이 하나 있는데 말이다. 나는 여태 이 제품의 이름이 '윤남택 가습기'인 줄로만 알았다. '윤남택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만들었나 보다' 줄곧 이렇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윤남택이 아니라, '윤남텍(TECH)'이었다. 제품명도 제대로 모르면서 구매는 어떻게 했는지 나 갑자기 조금 소름이 돋네? 하하. 이제 제대로 통성명을 했으니 앞으로 고장 없이 오래오래 우리 가족들의 잠을 지켜 주기를. 눈 쌓인 겨울 날씨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보며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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