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티슈 사용 700장을 간단히 줄이는 방법
미니멀리스트의 에세이에 단골로 등장하는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손수건이다. 아이 둘을 키우는 여동생 집에서 손수건을 여러 장 얻어 왔다. 이를 어떻게 사용하면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궁리했으나 손을 닦기엔 크기가 너무 작고 그때그때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건조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손수건을 울 코스로 세탁한 후 네모지게 접어 보관만 하던 찰나에 인공눈물과 손수건의 조합을 생각해 냈다.
잠들기 전에 하품을 자주 하는 습관이 있는 나는 하품 후에 이어지는 눈물이 몹시 성가셨다. 연신 반복되는 하품 때문에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닦고자 침대 머리맡에 있는 티슈를 사용했는데 먼지가 신경 쓰였고 사용량도 줄이고 싶었다. '하품 좀 안 하고 잠들 순 없나.' 오히려 하품이 잠을 방해하던 저녁 쓰임을 기다리고 있던 손수건이 생각났다.
나는 손수건의 용도를 네 가지로 나눠서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잠들기 전에 하품으로 인한 성가신 눈물을 닦을 때 사용했던 손수건은 다음 날 아침 인공눈물을 투약할 때도 긴히 쓰였다. 라섹 수술 후 안구 건조증이 심한 나는 인공눈물을 넣지 않으면 각막에 염증과 상처가 자주 생겼다. 눈을 감은 채 손을 뻗어 인공눈물을 낚아채고 들이붓듯이 급히 눈 안에 생명수를 공급하는 것이 나의 기상 루틴이다. 손수건은 수면안대로도 안성맞춤이었다. 동틀 녘에 화장실에 가거나 잠시 잠에서 깨났을 때 손수건을 길게 두 번 접어 눈 위에 올려 빛 부심을 막았다. 손수건은 다양한 쓰임을 위해 매일 침실에서 나의 손길을 기다렸다. 깨끗하게 사용한 손수건은 다음 날 한두 번 더 내 손을 닦아준 후 빨래통으로 퇴근했다.
여동생에게 네가 준 손수건을 잘 쓰고 있노라고 특히 인공눈물 사용 시 눈가를 닦을 때 좋더라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수리 위 침대 수납공간에 놓인 손수건 덕분에 휴지 사용도 줄였고 먼지로부터 해방되어 뿌듯했다. 손수건과 친하게 지낸 지 몇 달 후 여동생 집에 놀러 갔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둘째 조카가 응가를 싼 후 씻고 나왔는데 여동생이 빠른 손놀림으로 매트 위에 있는 손수건을 낚아채더니 둘째 아이의 똥꼬를 샤샤샥 닦았다.
롸???
“야. 너 애들 똥꼬 닦을 때 여태 손수건 사용했냐?”
“그럼?”
"......"
어쩐지 손수건 군데군데마다 수상한 얼룩이 좀 있더라니. 아이들의 똥꼬를 지나 나의 눈가에 정착한 손수건. 역시 세상에 완벽한 공짜란 없구나! 집으로 돌아와 끓는 물에 베이킹소다를 넣고 손수건을 보글보글 삶았다. 한 번쯤 뜨끈뜨끈한 목욕이 그리웠을 여러 장의 손수건들. 귀염둥이 조카가 물려준 손수건은 여전히 내 침실 머리맡을 지키고 있다. 특히 대나무 소재로 만든 손수건은 아가의 말랑 궁둥이처럼 부들부들해서 눈가를 닦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먼지와 까끌거림에서 해방된 상쾌한 기분이란.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 장씩 사용했던 티슈는 일 년으로 따지면 730장이 된다. 여태 손수건을 이용할 생각조차 못 했던 나의 무지함을 타박하고 싶지만 다들 이렇게 조금씩 배우고 실천해 나가는 거겠지. “담아, 하니야. 이모에게 역사 깊은 손수건을 물려줘서 고맙다.”
미니멀 라이프 야매 TIP
손수건의 쓰임
1. 눈가가 촉촉할 때 톡톡 두들겨 줍니다.
2. 수면안대 대용으로 좋습니다.
3. 손의 물기를 탁탁 턴 후 깨끗이 닦습니다.
4. 조신한 척할 때 요긴하게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