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빅뱅이론이지만 12 시즌이 지나도록 정작 빅뱅이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독특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이다. 빅뱅이론을 처음 접했던 2011년도부터 과학에 흥미를 가지면서 가끔은 이해가지 않을 과학 용어들을 자막으로 보면서도 소위 말하는 '이과 개그'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럴 때마다 내 친구들 같았던 주인공인 레너드와 쉘든 그리고 하워드와 라제쉬랑 같이 어울리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학 공부의 목적이 나중에 바뀌지만 처음에 나는 실제 생활에서 이러한 이과 사람들을 만난다면 그들의 대화의 내용을 알아듣고 싶어서 과학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고 난 지금에 와서야 일부분의 이과 개그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다만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꽤 있다. 10권이 넘는 교양 과학 서적을 읽어보고 칼 세이건 버전이 아니라 닐 타이슨 버전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인 <코스모스>를 보아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하는 드라마 <호킹> 속에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봐도 또 같은 배우가 출연한 <이미테이션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컴퓨터의 할아버지'인 '앨런 튜링'을 보아도 영화 <마션>이나 <인터스텔라> 등을 보아도 과학에 대한 이해도나 실력이 많이 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과학이라는 놈이 괘씸해진 나는 그토록 싫어하던 기초 수학을 공부했다. 참고로 수학 공부를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전혀 하지 않고 학습 없이 고등학생이 되어서 그 상태로 수능을 봤었다.
이해도 되지도 않고 호감도 가지 않던 수학을 외면하고 과학을 공부한 지가 5년쯤 지났을 때에 어쨌거나 고등학교 수학을 다루는 책을 한 번 훑어보았다. 그런데 중학교 수학을 모르니까 고등학교 수학을 모르는 상황이 온 것이다. 좌절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궤도'님이 등장하는 <안될 과학>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여러 과학 설명을 들었고 또 교양 과학 서적을 사서 공부했지만 거기서도 2~3년을 허비하고 나서야 고등학교 물리책을 공부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수학과 과학 공부를 독학하면서 깨달았던 가장 큰 것은 내가 어디서부터까지 어디까지 과학 공부를 할지와 과학의 과목 중에 무엇을 공부할지에 대해서 전혀 정하지 않고 공부를 했기 때문에 도돌이표를 찍었던 것이다. 무려 5년 동안에 말이다. 군대를 전역하고 나이를 이토록 먹었는 데에 성장은 없었다. 마치 커다란 바다 한가운데에서 목적지가 없는 배처럼 떠돌아다닌 셈이다.
우선 확실한 건 나는 과학 중에서 그나마 물리학 쪽이 마음에 들었다는 사실이다. 공부로 인식했던 시간도 있고 재미있게 책을 읽은 시간도 있었다.
사실 나도 아직 진도를 다 나가지 못했지만 과학의 수많은 과목 중에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EBS에서 나온 <2024년도 수능 연계교재 수능특강 과학탐구영역 물리학 1>을 보면 된다. 공부를 하면서도 주의할 점이 있는 데에 자꾸 도돌이표를 찍고 싶지 않다면 문제까지 다 풀 것인지 아니면 책의 차례를 보고 그중에서 흥미가 가는 이론만 골라서 볼 것인지는 스스로 원하는 수준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
그저 어느새 대중화가 되어가고 있는 과학의 흐름에 끼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이과 개그'를 이해하고 싶다거나 단지 나는 왜 태어났는지에 대한 해답을 내리기 위해서 과학을 공부하는 거라면 EBS의 교재든지 아니면 다른 어떠한 과학책이든지 간에 관심이 있는 주제만 읽어보고 또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과 개그 하나를 꺼내보자면 '한 나라에서 반란이 일어났는 데에 용의자가 신하 a, b, c 중에 한 명인데 범인이 누구냐?'라고 물었을 때에 정답은 무엇일까? 바로 'b가역적' 즉, b라는 신하가 역적이라는 내용이다. b가역적이라는 말은 물리 용어인 비가역적을 말한다.
'비가 역적'이라는 부분에서만 웃기고 비가역적이라는 용어를 몰라도 재미있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거기서 개그를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면 된다. 다만 이과 개그는 이해했는 데에 이 개그를 만든 사람의 함정에 빠져서 비가역적이라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가 궁금하다면 비가역적이란 주위의 환경 변화에 따라서 이리저리 쉽게 변하지 않은 것을 뜻하며 물리학 용어라는 것이라는 걸 알고 백과사전을 검색해서 읽고 만족하면 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비가역적에 반대말인 가역적이라는 말도 궁금해지는 동시에 뜻까지 알아야 직성이 풀린다면 인터넷 사전이나 앞서 언급했던 EBS교재를 펼쳐서 열역학 제2법칙을 다루는 부분을 찾아내보자. 현재의 상태에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가역적'이라는 용어와 현재의 상태에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이라는 용어까지 읽어보면 된다.
열역학의 비가역적 또는 가역적이라는 것과 연관된 2024년도 수능 출제 예상 문제까지 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든다면 해당 문제를 찾아서 정답 해설서를 보면서 공부하면 된다. 나도 설명만 봤고 문제나 해설서까지는 보지 않았다.
이처럼 과학, 그중에서도 물리학에 관련된 지식들을 알고 싶다면 가장 큰 관심이 가는 과목을 정하는 게 좋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과학을 공부할 때에는 물리학, 지질학, 화학, 천체학, 지구과학 등등... 수많은 분야 중에 하나를 정하고 그에 관련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내용을 다룬 교재나 교과서를 보는 게 좋다. 교재를 보는 게 좋은 점은 복잡한 설명을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 때문이며 무엇부터 배워야 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 과학 경시 대회에 나간다거나 TV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는 데에 누구한테 과학을 설명을 해야 한다거나 과학고 진학이나 수능 점수 취득 또는 대학교 시험에서 고난도 문제를 풀 작정이 아니라면 과학 공부는 서점에서 원하는 책을 골라서 그중에서 차례를 읽어보고 그 차례 중에서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만 골라서 읽거나 공부 또는 독서를 하면 된다.
괜히 처음 목표로 한 공부량을 벗어나서 이것도 배워보고 저것도 배워보다가 과학 천재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경사지만 만일 이해를 못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세울 바에는 과학 자체를 모르는 게 낫다.
차라리 그 열정을 다른 분야에서 쓴다면 의외로 인생이 잘 풀릴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서 돈을 많이 번다던가 또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거나 말이다. 물론 부유한 인생을 살려고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솔직히 내가 과학 공부를 하는 이유는 '내가 왜 태어났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 답을 내리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자기 계발과 공부가 필요하며 그에 필요한 것은 바로 고차원적이고 현실적인 과학적 사고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이다.
과연 나는 죽기 직전까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헷갈린다. 독서하거나 공부한 것 중에 과연 제대로 정말로 이해한 개념이 하나라도 있는지 말이다. 메타인지만 조금 늘었을 뿐이고 물리학 실력은 늘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