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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카라 Oct 25. 2024

알아둬도 쓸데없는 삿포로 이야기

부부의 여행법-일본 삿포로, 삿포로 시장님이 좋아할 이야기

삿포로 유명 건축물과 관광지에는 별이 달려 있습니다


하나, 삿포로 어디서나 보이는 별의 의미


 삿포로에선 어딜 가든 별이 보입니다. 삿포로 맥주캔에도, 시계탑에도, 홋카이도 정부 청사 깃발에도 별이 달려 있죠. 갑자기 분위기 베트남에 혹시 혁명이나 공산당을 상징하는 건 아닐까 싶지만... 삿포로의 별은 홋카이도를 개척한 초기 개척자들이 깃발에 북극성을 그려 넣은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영화 <북의 영년(2006)>을 보면 삿포로 맥주를 들이키며 동토의 홋카이도를 개척하는 개척자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맨홀 구경하는 재미로 일본에 갑니다


둘, 맨홀에 그려진 연어의 비밀


 일본에 가면 항상 땅바닥을 살핍니다. 맨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맨홀에는 지역마다 상징이 되는 건축물이나, 마스코트, 숨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다카마쓰의 맨홀에 포켓몬 야돈이 있다면(다카마쓰의 상징인 우동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 삿포로의 맨홀엔 삿포로 시계탑, 그리고 연어 두 마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삿포로 시내 남쪽으로는 도요히라 강이 흐릅니다. 이 강은 산란을 위해 엄청난 연어 떼가 다시 돌아오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강의 하류에는 연어박물관(Sapporo Salmon Museum)이 따로 있을 정도죠. 삿포로 시내를 돌다 보면 가끔 곰을 물고 있는 연어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연어를 애정하는 삿포로 사람들이 연어의 천적인 곰에게 대신 복수(?)하는 꿈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그런데 생각해 보니 삿포로 휴먼메이드의 상징은 또 곰인데 말이죠)




오로라 타운에서 폴 타운으로 넘어갈 때 타운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게 킬포라면 킬포


셋, 겨울에도 삿포로 여행이 가능한 이유


 겨울에 신 치토세 공항에 내린다면 십중팔구 눈 쌓인 공항과 마주하게 됩니다. 삿포로의 12월 평균 강설량은 무려 448mm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보다 눈이 많이 내리는 도시는 미네소타 외엔 본 적이 없습니다.(겨울에 미네소타에 머문 적이 있는데, 눈 말고 미네소타 풍경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아무튼 삿포로는 엄청나게 많은 눈이 옵니다. 당연히 겨울에 밖에서 다니기 춥고 미끄럽고 불편합니다.


 삿포로는 지하타운이 필요했습니다. 1972년 열린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삿포로에 지하던전이 들어섭니다. 상업시설이 들어서 상가화된 타운은 삿포로역에서 오도리 공원을 지나 스스키노역까지 이어집니다. 이름하여 오로라 타운과 폴 타운. 알래스카 지하상가 이름 같은 지하타운의 총길이는 1km에 가깝습니다. 지상의 주요 백화점, 쇼핑몰과 모조리 연결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하루 종일 지하에서만 보낼 수도 있습니다.


 눈이 얼마가 오든 우리가 겨울에 삿포로를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고 보니 미네소타 역시 미국에서 가장 큰 몰인 Mall of America가 들어서 있네요.




징기스칸 한 번 덜 먹어도 홋카이도 대학교는 꼭 가야 합니다


넷, 여행 와서 대학교를 왜 가? 갑시다! 홋카이도 대학


 삿포로까지 여행 와서 무슨 대학교를 가냐 싶겠지만, 홋카이도 대학은 공원에 가깝습니다. 뉴욕에 가면 센트럴 파크에 가듯이, 홋카이도에 왔으면 홋카이도 대학에 가야 합니다! 나무위키에 홋카이도 대학을 쳐보면, 추천 트래킹 코스가 실려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홋카이도 대학은 크록스를 신고 달려도 카본화를 신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천혜의 러닝코스를 자랑합니다.


 홋카이도 대학은 특색 있는 건축물로도 유명한데, 도쿄대나 교토대 등 다른 제국대학에서 느낄 수 없는 동화스러움이 묻어나 사진을 찍기도 좋습니다. 대학 안에 와인 시음이 가능한 와인 연구소가 있질 않나(티파니 매장을 연상케 하는 민트민트한 건물), 대학 박물관치고는 지나치게 훌륭한 박물관도 존재하니 한 번쯤 꼭 들러보세요.


 한 가지 재밌는 건 목축의 중심지답게, 홋카이도에선 수의사가 꽤 대접받는 모양인지(?) 홋카이도 대학의 수의학과는 의학과와 입시성적이 비슷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온 수의사라고 소개하면 '스게~'하면서 우러러봅니다만, 얘들아 당장 도망쳐...




웅장하지 않아서 더 정감 가는 오도리 공원


다섯, 크지 않아서 오히려 좋아. 오도리 공원


 1871년 삿포로의 북부와 남부로 나누는 방화선이 건설됩니다. 그것이 오도리 공원으로 변했습니다. 정확히는 오도리 공원이 아닌 오도리 거리입니다. 랜드마크인 삿포로 TV타워에서 서쪽 끝 삿포로시 자료관까지 동서 거리가 겨우(?) 1.5km 정도라 걷는데 30분이 채 안 걸립니다. (겨울에 가면 아~무 의미도 없지만) 라일락을 포함해 100종에 가까운 나무가 우거져 있어, 걷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행복한 공원입니다.


 삿포로에서 열리는 축제란 축제는 모두 여기서 열립니다. 삿포로에 와서 여길 지나치기란 쉽지 않은 이유죠. 근처에 시골 빵집이름을 닮은 '동구리 빵집'이 있습니다. TV타워가 보이는 곳에 돗자리 깔고, 동구리빵을 사다 오리지널 삿포로 맥주랑 먹으면 그렇게 좋다던데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은 없습니다. 공원이 작아서 그런지 테무에서 산 노란 땡땡이 돗자리를 펼치는 순간, 나만 쳐다볼 것 같은 불안감이... 일본인 성향 상 크게 쳐다보진 않겠지만...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 글에서 소개한 곳


1. 삿포로 연어 박물관

https://maps.app.goo.gl/dbZSsP3sufMn2DBc9

2. 삿포로 지하상가 오로라 타운

https://maps.app.goo.gl/MW265Mkus5hpciPo6

3. 오도리공원

https://maps.app.goo.gl/ohX3f2QmtvRNg1E57

4. 홋카이도 대학 와인연구소(?)

https://maps.app.goo.gl/o2DuCW4cRSimQMgYA

5. 동구리빵집

https://maps.app.goo.gl/YJcAFX2zBLMw32jL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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