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조금 이해 안 되는 시스템
우여곡절 끝에 인도네시아로 복귀
7/10 10:45 김해공항 => 11:55 인천 공항
15:05 인천공항 => 20:05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7/11 07:20 자카르타 => 08:30 인도네시아 스마랑
인도네시아 집에 돌아오는 비행일정이다.
7/9 저녁부터 날씨가 좀 심상치 않다. 걱정은 됐지만 캐리어 세 개에 가져갈 짐으로 가득 채워 넣느라 힘이 다 빠져버려 대자로 누워 잠들어버린다.
7/10 06:00 휴대폰 문자로 7/10 10:45 국제선 연결편인 김해 인천 노선 결항통보.
큰일이다. 대한항공에 연락을 취해봐도 업무시간이 아니라며 전화를 받지 않는다. 07:00부터 업무시작이라 그전까진 연락불가란다. 결항통보는 어찌한 건지 기상관계지만 긴급상황이니 긴급히 연락도 돼야 마땅한 거 아닌가?
정확히 07:00 전화연결이 된다. 결항이 맞단다. 07:00 현재 비바람이 불고 있지만 08:00 비행기만 가능하단다.
비행기 타는 게 그리 간단한가?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비행기는 수속절차가 복잡하지 않은가..
게다가 우리가 타기로 되어있던 김해발 인천행은 국제선 연결전용선이라 그 비행을 취소하거나 변경하지 않으면 인천발 인도네시아행도 탈 수가 없게 된단다. 대한항공이 결항시킨 거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단다.
이건 또 무슨 소린지..
한국시각 오전 7시 인도네시아는 새벽 5시고 우리 비행기 티켓은 모두 인도네시아에 있는 회사 여행사에서 예약한 거라 취소도 거기서 해야 한다.
물론 인천발 인도네시아행은 오후 3시경이라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이토록 무책임한 대한항공의 기상악화로 인한 결항에 대응하는 방식은 정말 후진적이다. <우리는 너희들이 예약한 비행기를 타건 말건 관심 없다는> 식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무조건 인천발 인도네시아행 비행기를 타야만 한다. 비행기외 다른 탈것인 버스, KTX 시간표를 조회해 본다. 도착시간이 아슬아슬하다.
인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광명으로 KTX를 타고 가기로 한다. 비바람을 뚫고 화물용 캐리어 세 개와 기내용 캐리어 하나, 백팩 두 개를 차에 싣고 KTX 부산역으로 긴급히 출발한다. 남편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부산역도착. 시간도 아슬아슬해서 함께 따라나선 친정 엄마와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누고 헐레벌떡 기차역 안으로 들어간다.
12:00 광명역 도착.
광명역에 도착해서도 정신없긴 한가지다. 인천공항으로 가야 하니 공항 리무진을 이용해야 하는데 김포경유하는 리무진이 먼저 도착한다. 기사님께 문의하니 인천공항까지 두 시간 걸린단다. 그렇게 되면 국제선을 타지 못하게 될 수가 있어 인천으로 바로 가는 리무진을 다시 기다린다.
인천공항 직행 리무진은 언제 오는 건지..
우리가 광명까지 온 고된 여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광명역 하늘은 새파랗기 짝이 없다. 우리가 이 많은 짐들을 가지고 비바람을 뚫고 여기까지 오게 된 걸 알 리 없는 주변 사람들은 광명의 새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어이없어하는 우리를 이상한 눈초리로 힐끗거린다.
12:20 드디어 인천공항 직행 리무진이 도착한다. 전에 인천공항행 리무진이 엔진문제로 우리를 길바닥에 내려놓고 다음 리무진을 태워준 적이 있기에 이번엔 제발 문제없이 도착지까지 무사히 가길 기도한다.
오후 1:20 인천공항 도착.
또 달린다. 공항에 사람들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짐부터 부치고 마일리지 확인하고 (처음으로 모닝캄 회원이 됨을 확인하자 정신없는 와중에도 미소가 새어 나온다), 또 게이트로 재빠르게 움직인다.
드디어 탑승시각 20분 전 게이트입구 도착.
하지만 인천공항의 복잡한 사정으로 조금씩 두 번 연착됨을 방송으로 알린다.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입에 넣은 게 아무것도 없었기에 남편은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고 도넛이라도 먹자고 한다.
기름에 튀긴 도넛보단 샌드위치로 하자고 설득하고 그걸로 정한다. 마요네즈가 너무 많이 들어갔는지 느끼하다. 과카몰리로 할걸 후회한다.
드디어 KE627 탑승을 알린다.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제 이륙만 하면 끝이다. 하지만 비행기는 도통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내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복잡한 활주로 사정으로 비행기 이륙이 늦어진단다. 그렇게 기내에서 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우리가 짐을 안고 숨 가쁘게 달려온 여정이 허무해진다.
30분이 흐른 후 우리가 탄 비행기는 마침내 이륙을 위해 바퀴를 활주로 위로 굴려 앞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