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malyn Feb 19. 2024

강한 자들과 신난 자들만 살아남는 LA

LA trip Pt.1 - LA 다운타운과 베벌리힐즈

Spirit Airlines

2월 9일, 생일날 LA로 여행을 떠났다.

미국 교환학생 중에 생일을 맞으니 참 특별하게 다가온다. 친구가 한국에서 LA까지 몸소 와서 같이 생일 기념 여행을 하기로 했다. 미국 국내선은 언제나 스피릿을 탄다. 짐만 없으면 꽤 괜찮은 항공사.


가장 먼저 가본 곳은 LA 코리아타운.

7~80년대 한국의 모습이 그대로 이곳에 멈추어져 있다. 전통 등 모양 가로등을 지나 코리아타운에 입성하면 여기저기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려온다. 한식당에 들어가면 친숙한 인사말과 안 친숙한 가격이...


코리아타운에 위치한 코리아 플라자. 시간이 멈춰버린 옛날 쇼핑몰 안에 들어온 느낌이다. 굉장히 오래된 한국적 감성을 가진 가게들이 즐비하다.


음반 샵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다.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겠지만 K-pop의 위상은 거품이 아니다. 어쨌든 아주 오래된 테이프, CD로 된 옛날 옛적 가수들의 음반도 있고 최신 앨범들도 많다.


3박을 묵은 LA Marie BnB.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위치, 친절하신 사장님 내외. $50에 LAX 공항에서 숙소까지 픽업도 해 주신다. 미국에서 우버를 타 보신 분이라면 이 가격은 굉장히 합리적임을 아실 것.


다만 숙소 마지막 날 해프닝이 있었는데, 투숙객 중 한 명이 공용 현관 키를 실수로(?)가지고 그리피스 천문대를 가버려서 3명이서 1시간 넘게 밖에서 사장님 내외분들이 오실 때까지 덜덜 떨었다는. (양심이 있다면 그분은 우버 타고 당장 오셨어야 했다.)


다음날 점심에 먹은 감자탕의 맛은 정말이지 감동이었다. 난 미국 생활이 정말 좋지만 가장 힘든 건 음식이다. 다른 나라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데 유난히 한국 유학생들만 유난일 정도로 한식을 찾는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하루에 한 번씩 빨간 음식을 먹어줘야지, 안 그러면 한국인은 미쳐버린다고 한다.


점심 먹고 온 할리우드 파크. 입구에는 사진 찍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한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거의 다가 현지인들이다. 우리는 애초에 피크닉 할 작정으로 왔기 때문에 사진 몇 장 찍고 바로 드러누웠다. 따듯한 LA 햇살을 맞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인생에 고민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일이 있다가도 저런 일이 생기고...

얘기하다 보니 거의 2시간이 훌쩍 지났다.


피크닉 하면서 먹은 내 미국 최애 과자 - 엑스트라 플레이밍 핫 치토스. 내 미국인 룸메가 자기는 매운 거 잘 먹는다면서 소개해준 과자인데 그 이후로 푹 빠졌다. 근데 이거 먹고 맵부심이라니 흠 귀엽군.


LA 다운타운, 시내 풍경. 페임오브워크 거리를 따라 쭉 걸으며 기념품도 구경하고 빈티지샵도 들어가 봤다. 사실 그렇게 특별하진 않았고 사람 구경이 더 재미있었다. 엘에이 사람들은 정말 미국 동부 사람들과 성격 차이가 어마무시하게 나는 것 같다. 다들 나이스한데, 어딘가 모르게 돌아버린 느낌?


밤거리를 조금 걷다 돌아왔다. 화려한 풍경 속에 담긴 대마 냄새를 전달할 방법이 없어 유감이다. 나는 담배 냄새를 정말이지 혐오하는 사람인데, 차라리 그걸 맡는 게 나을 정도로 대마 냄새는 형용할 길이 없이 끔찍하다. 실제로 오후 내내 다운타운에서 대마 냄새를 맡다가 마지막에는 길거리에서 구역질을 했다. ㅋㅋㅋㅋㅋㅋ 타코벨 포장해서 얼른 퇴장.


세 번째 날 간 그야말로 이름도 유명한 베벌리힐즈.

미국 어느 지역을 가도 그렇지만, 백인이 사는 지역과 유색인종이 사는 지역은 확연히 나뉘어 있다.

베벌리힐즈는 백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이런 지역들은 대체로 대마 냄새가 거의 안 나고 치안이 좋다. 물가도 비싼 편이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미국은 뚜렷한 계급 사회이다.


뒤편에 보이는 곳은 베벌리힐즈의 중심인 쇼핑 거리인데 돌체앤가바나, 베르사체, 펜디 등 여러 명품 매장들이 가득하다. 특히나 한국인, 중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다.


대부분은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구경만 한다.

나는 외곽에 있는 세포라에서 엄마 선물로 드릴 디올 립스틱을 하나 샀다. 내 것도 하나 사고 싶었는데 하필 그 색상만 품절이란다. 입생로랑 루쥬 볼립떼 샤인 46호였나 그랬다. 속상했는데 엄청난 텐션의 남자 스태프가 미안하다고 엄청 친절히 응대해 줘서 괜찮았다. 화장을 너무 잘하셔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약간 빤히 쳐다봤다.


Tryst Caffe

구글 지도에 검색해서 간 브런치 맛집. 번화가에서 살짝 외곽에 있는 곳인데 나는 이런 곳들을 더 선호한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맛있는 집들이 더 많다. 연어 베이글 플래터를 시켰는데 역시나 최고였다.


Mr. Brainwash Museum

유일하게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하고 간 곳이었는데 특별히 그럴 필요는 없다. 브레인워시 뮤지엄은 이름에 걸맞게 아주 독특하고 창의적인 뮤지엄인데, 여러 유명 작품들을 독창적으로 오마주•패러디하기도 하고 모티브만 가지고 완전히 재창작한 작품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쌍방향 소통형 작품들이 많다는 것인데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대형 벽, 온 사방이 거울로 가득 찬 방,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는 댄스룸, 앉거나 누울 수 있게 만들어진 고흐의 방 등등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너무 즐겁게 구경했다.

(성인 $20, 국제 학생증 제시시 $10인데 입구에서 따로 학생증을 검사하거나 하지는 않았으니 참고.)


뮤지엄 루프탑에서 바라본 베벌리힐즈


이곳은 베벌리힐즈와 다운타운 사이에 위치한

The Grove 더 그로브라는 쇼핑몰이다. 아마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관광지는 아닐 것인데 풍경이 꽤나 예쁘고 분수 바로 옆에 위치한 레스토랑이 아주 멋지다. 몰의 면적이 꽤나 커서 에버랜드에서 볼 만한 멋진 기차 같은 것이 쇼핑몰 사이를 지나다닌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타보는 것도 좋다.


분수에는 굉장한 관심을 받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나도 사진을 같이 찍었다. 주인에게 강아지 본인(?)도 스스로 즐기고 있는 거냐 물으니 그렇단다. 하긴 동물들이 자기가 싫어하는 행동을 저리 오랫동안 가만히 할 리는 없다. 강아지만큼이나 주인분도 꽤나 즐기시는 듯. ㅋㅋㅋㅋㅋㅋ재미있다.


더 그로브에는 천장이 통유리로 된 개방감 넘치는 애플스토어가 있는데, 애플의 신제품 비전 프로를 전시해두고 있었다. $450부터 시작. 지금은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나중에는 에어팟처럼 국민템이 될지도 모르지. 인간 기술 발전은 어디까지일지 100년 후의 미래를 잠깐 훔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To be continued...

이전 07화 기상천외한 미국 대학 동아리- 청설모 관찰 동아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