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malyn Feb 24. 2024

미국에 살면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이유

미국 대학생들은 뭘 먹고 살까


내가 미국으로 떠난다 했을 때 걱정한 사람은 비단 우리 부모님뿐만이 아니었다. 내 프랑스 친구의 부모님도 나를 걱정하셨다. 미국에서 도대체 뭘 먹고 지낼 거냐고. 거기 먹을 게 당최 어딨냐며. ㅋㅋㅋ

그래서 내가 여기, 미국에서 뭘 먹고 지내는지 소개해 보기로 했다.


웨인 학생들은 대부분 점심시간에 기숙사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기숙사 식당은 뷔페식이고 원하는 조합으로 만들어 주는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션피자, 시리얼, 디저트, 아이스크림 & 와플 스테이션, 그리고 유일하게 매일 메뉴가 바뀌는 이그나이트 스테이션으로 나뉜다. (+ 가끔씩 팝업 이벤트 푸드 스테이션까지.)


듣기에는 매일매일 가도 질리지 않을 만큼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 같지만 어째 우리가 먹는 것들은 다 거기서 거기인 듯싶다. 우선 아래 사진은 내가 처음 웨인에 도착해서 기숙사 식당에서 먹은 햄버거다.

뉴욕에서 막 도착해서 적응도 안 되고, 같이 먹었던 친구도 처음 보는지라 도저히 밥이 안 넘어가서 한 입 먹고 버렸던 첫 햄버거.


검은색 접시는 로제 알프레도 소스를 뿌린 파스타. 아래 접시는 이그나이트 스테이션에서 받은 인도 음식이었던 듯함

파스타 스테이션에서는 재료를 직접 골라 담으면 즉시 철판에 재료를 볶아서 소스를 뿌려 담아 준다. 내 취향은 아니라 한 번 먹고 그 뒤로는 안 먹었다.


가장 먹을만한 샐러드 스테이션. 재료는 매일 똑같지만 그나마 안 질리고 먹을 만하다. 여기서 매일 햄버거, 피자를 먹다 보니...(학교 소셜 액티비티에 참여하면 공짜 음식을 주는데 어째 죄다 피자만 준다.) 자꾸 신선하고 상큼한 음식이 당긴다. 물론 갓 나온 피자는 예외. 그건 다른 음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국 와서 푹 빠진 Wheat 시리얼과 이날은 이그나이트에서 닭다리 구이가 나와서 3개나 먹었다.

한국에서는 본 적 없던 위트 시리얼.(왼쪽) 여기서 거의 매일 먹고 있다. 특히 Whole food market 홀푸드마켓에는 제로슈가나 비건 위트 시리얼도 있는데 먹을 만하다. 참고로 2편은 미국 과자 특집!


가끔씩(사실 매일) 기숙사 식당이 너무 물리면 이렇게 한국에서 가져온 컵누들에 스시롤로 우리들만의 소소한 파티를 한다. 아주 행복한 순간 중 하나다..


학교 매점에서 파는 스시롤. 오후 12시쯤 입고되는데 인기가 엄청 많아서 30분만 지나도 절반이 없어져서 빨리 사러 가야 한다. 미국 생활의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 중 하나...


보기만 해도 건강이 안 좋아질 것 같은 음식의 총집합

잠깐 제목으로 돌아가보자면, 미국인들이 살이 찌는 이유는 단순하게 딱 2가지다. 첫째, 고칼로리 음식이 밥상의 주류를 이룬다. 둘째, 살찐 사람이 워낙 많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두 번째 이유가 사실은 키 포인트다. 워낙 비만률이 높기도 하고 개인주의 문화라 남 눈치를 잘 안 보기 때문이다. 많은 사회적 운동으로 인해 타인의 몸이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이 금기시된 것도 어느 정도 몫을 한다.


한국은 과도하게 남 눈치를 보는 탓에 조금만 뚱뚱해도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에 가면 많은 시선을 받는 데에 반해 여기는 비만으로 거동이 불가능해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정도가 아니면 대놓고 “Fat"하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문화가 더 낫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으나 사실 미국의 이상적인 몸매도 조금 더 관대할 뿐 날씬한 여성은 맞다. (물론 거기에 기괴하게 큰 엉덩이를 더해야 함.)


다시 기숙사 식당 얘기로 돌아와서, 이렇게 가끔 팝업 푸드 스테이션이 열린다. 이날은 팝콘 스테이션이었는데 팝콘 시즈닝이 7종류나 있었다
세상에 국제 파이의 날도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기념으로 열린 파이 스테이션. 도저히 내 취향이 아니라 한입 먹고 버린 건 비밀...


기숙사 식당이 이골이 나서 도저히 컵라면이나 스시롤로도 못 버틸 정도가 되면 아래 사진처럼 다 같이 우버를 타고 한인 식당에 가곤 한다.

짬뽕, 비빔밥, 순두부찌개를 시켰는데 눈물이 나게 맛있었다.

만약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에서 교환학생을 한다면 코리아타운도 아주 크고 한식당도 많아서 괜찮겠지만, 미시간은 한국의 강원도와 같은 주여서 코리아타운은 개뿔 학교 근처에 한식당 겨우 하나 있는 정도다. 그래서 이렇게 다 같이 우버를 타고 2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한인마트와 한식당을 가끔 간다.


H Mart 한번 가면 $100는 기본이다. ㅋㅋㅋㅋㅋ

가끔 여기서 쇼핑하다 보면 다른 한국인 국제학생들도 많이 마주치기도 한다.


한인마트 다녀오고 약 일주일간은 거의 파티다.

이 글을 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인다...ㅠㅠ 정말이지 외국인들이 K-food 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있다. 나에게는 당연한 것이라 몰랐는데, 정말 한식>>>>>>>>>미국음식. 비교 불가다. 다른 외국인 친구들이 말하길 한국, 일본은 건강식이 주류라 ”그냥 살기만 해도 살 빠지는 나라“라고... 글쎄 한식이 이들에게는 건강식인가 보다.


한인 마트 다녀오고 이주 정도 후에는 다시 기숙사 밥으로 복귀다. ㅠㅠ 그래도 여기 감자튀김이랑 브라우니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모든 한인 학생들이 인정한 감튀 맛집이다.


Pho Lucky in Detroit

외식비가 비싸고 팁도 내야 해서 자주 가지는 않지만,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가끔 가는 베트남 식당이다. 이런 broth(육수)와 함께 먹는 음식이 미국인들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요즘 다이어트 음식으로 육수를 우려낸 수프 같은 것이 각광받고 있다는데, 글쎄 어째서 다이어트라고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Shangria in Detroit

3번 정도 방문한 아시안 식당. 팟타이, 스시롤, 해물튀김 등등 모든 음식이 다 맛있다. 이날 미국인 룸메와 함께 갔는데 입맛에 안 맞는지 잘 먹지를 못해서 뭔가 미안했었다.


LA 코리아타운에서 먹은 피슈마라홍탕의 마라탕과 만두. 학교 주변에 Hot pot 같은 것을 파는 곳이 있기는 한데 차를 타고 나가야 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마라탕과 똑같은 맛은 아니어서 한국식 마라탕이 너무 그리웠었다. 한 입 먹고 눈물을 흘릴 뻔...

그리고 여기 마라탕은 1단계가 더 맛있으니 참고.


이것 역시 LA 코리아타운에서 먹은 감자탕과 된장찌개. 다시금 느끼지만 한식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다. 한식 때문에 LA에 다시 가고 싶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배고파져서 지난번 H mart에서 산 냉장고에 쟁여 놓은 김치치즈주먹밥을 하나 돌려 먹어야겠다. 다음 편은 LA 여행기 2탄과 미국 과자 특집으로 돌아오겠습니다.


To be continued...

이전 08화 강한 자들과 신난 자들만 살아남는 LA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