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미국 온라인 결제 사이트
사기를 동시에 2번 당했다.
어느 날 인스타그램 광고를 넘기다 예쁜 옷을 엄청나게 싸게 파는 쇼핑몰을 발견했다. 마침 마이애미 여행이 2주가량 남았는데 마땅찮이 입을 여름옷이 없어 5만원치 정도를 바로 주문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오지 않아 걱정하던 차에 문자를 하나 받았다.
미국에 오래 사신 분들이나 미국인들에게는 이 문자가 바로 스캠(사기)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미국에 갓 상륙한 나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멍청하게도 링크를 클릭하고 주소를 다시 입력했는데, 서비스 차지 $0.36을 요구했다. 그래 미국이니까...이런 주소 변경 하나에도 돈을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근데 나 분명 주소 맞게 입력했는데?)
큰돈도 아니니 그냥 결제하자 싶어(이게 수법 중 하나인 듯)카드번호를 입력하고 결제 시도를 했는데 먹히지가 않는다. 뭐지? 나중에 USPS에 따로 전화해서 물어보자 하고 잊고 있었다. 3일 뒤, 입력했던 카드 계좌로 결제 시도가 3번. 분명히 나는 아니다. 그렇다. 링크 결제 사기로 카드 정보를 털린 거다...
지금 보면 보내는 사람 이메일도 당최 모를 개인 이메일에 문자 형식도 어딘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듯 한데...(특히 마지막 줄)그때는 왜 몰랐을까...더욱 기가 차는 점은 오지 않아 걱정하던 쇼핑몰 택배도 사기였다는 거다. 이걸 주문하지 않았다면 저 링크 사기에는 당하지 않았겠지. 하하...
이 쇼핑몰 스캠은 가격이 무지 싸다는 것 빼고는 의심하기가 힘든 정교한 스캠이었다. 심지어 실시간 배송 추적 사이트까지 제공하고, 업데이트가 되어 믿을 수밖에 없게 한다. 첫 배송 추적지가 중국으로 찍혀, 알리나 테무처럼 중국에서 싸게 떼와서 가격이 저렴한 거구나~ 하고 믿고 말았다.
거의 2주간 배송이 오지 않을 때쯤, 내 주문서 보기를 클릭했는데 마이페이지로 이동이 되던 사이트가 갑자기 이상한 사이트로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황스러워 이메일 마지막 줄에 있던 고객센터 메일주소를 구글에 검색했더니...
...보다시피 나는 아주 유우명한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결제 사기에 걸려든 것이다.
다양한 제품들을 아주 낮은 가격에 팔아 구매를 유도하고, 그 대신 모조품이나 가짜의 값싼 아이템들을 보내거나 그것도 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안 보낸다고 한다...나는 후자에 당첨이 된 듯하다.
Clastory scam을 레딧 Reddit에 검색해 봤더니 관련 글들이 수도 없이 나오는데 사기를 겪은 사람들의 경험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1. 가짜 배송 추적 사이트를 만들고 계속 업데이트해 배송이 온다고 믿게 함
2. 고객센터를 가짜로 운영하고 실시간 답변하여 실제로 존재하는 사이트라고 믿게 함
3. 도용한 인스타그램 릴스에 광고를 돌려 사용자의 스토리에 뜨게 하고, 인스타 계정 없이 링크로만 연결되게 함
4. 웹사이트는 실제 존재하는 다른 브랜드의 웹디자인 및 상품을 똑같이 카피해서 제작함
5. 주기적으로 웹사이트를 다른 스캠 웹사이트로 바꿈
이런 식으로 정교하게 사기를 치다니 이 정성에 박수를 보낸다. 미국인 룸메에게 이 스캠에 대해 말하니 자기도 예전에 2번이나 당하고 그때부터는 매번 사던 쇼핑몰에서만 구매를 한다고 한다. 정말 바보같고 감쪽같이 사기를 연쇄적으로 당해버려서 한동안 어질어질했다.
참고로 트레블월렛으로 결제해서 사기를 당한 경우 결제 취소를 하려면 비자카드 측으로 이의제기 신청서를 보내야 한다. 우선 지금 마이애미 여행 중이라, 여행이 끝나고 천천히 처리해 봐야겠다. 꼭 받아내야지 나쁜 놈들...ㅠㅠ
여튼 이 글을 보는 분들은 혹시나 저처럼 이렇게 어이없이 결제 사기당하는 일은 없기를 바라며...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