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다. 그 이유는 지구는 자신의 흉측한 얼굴이 남들에게 드러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지구가 숨어있는 시골에서 사람들은 그를 선글라스맨이라고 불렀다. 필리핀 오지에 머물고 있는 지구에게 동네사람들은 관심을 많이 가졌다. 지구는 난생 처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느꼈다.
"Hello. What is your name?"
지구에게 필리핀 여자가 다가와서 물었다.
"Name?"
고등학교만 졸업한 지구에게 영어는 낯설었다. 지구는 더듬거리다가 다시 대답했다.
"Jigu"
"Jigu?"
"Yes."
그들은 악수를 하고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로 단어만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필리핀 여자의 이름은 에이미였다. 지구는 자신의 흉한 얼굴을 에이미가 알게 되면 떠날 것이라는 생각에 결코 선글라스를 벗지 않았다. 하지만 에이미는 선글라스 안으로 보이는 지구의 얼굴을 대강 볼 수는 있었다. 에이미는 지구에게 진심으로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다.
지구는 에이미의 집에 초대받았다. 그곳에서 에이미는 지구에게 영문으로 된 영어사전책을 주었다.
"Study"
에이미는 웃으며 말했다. 지구와 에이미는 금방 친해졌다. 비록 지구의 얼굴은 흉했지만 그의 체격은 단단했고 이는 그에게 남성미를 주었다. 지구는 궁금했다. 왜 에이미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지. 이것을 묻고 싶어도 지구의 머리 속에서는 질문을 영어로 만들 수 없었다. 공부를 더 하고 물어봐야지. 지구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