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낮은 너무 더웠다. 습한 공기와 더위에 최형사는 인내심이 바닥나는 것을 느꼈다. 택시 안에서 에어컨을 켰지만 로컬택시라서 그런지 시원하지가 않았다. 선풍기 바람을 쌔는 것 같았다. 최형사는 택시에 앉아서 창문 밖을 구경했다.
"담배 펴도 됩니까?"
최형사가 말했다. 택시기사는 알겠다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형사는 바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담배는 별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쓴 연기만이 그의 혀를 자극했다. 최형사는 지금 극도로 초조함을 느끼고 있음을 자각했다.
피의자 지구를 잡는 것은 너무 어려운 문제였다. 이 넓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그가 있던, 먼 시골에 그가 숨어있던 그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최형사는 한숨을 쉬었다.
"인터폴 데스크."
택시기사가 말했다. 택시기사는 손으로 인터폴 데스크를 가리켰다.
"고맙습니다."
최형사가 간단히 말하고는 택시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