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

by 함가온해

지구는 궁금했다.


어째서 신은 침묵하는지. 지구는 세상이 악인들의 놀이터라고 생각했다. 필리핀 교도소에서 지구는 수모와 치욕을 겪었다. 모두가 지구의 추한 얼굴을 보고 욕설을 하고 가까이 오지도 않았다.


지구는 분명 착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는 악인도 아니었다. 지구는 신께서 악인들을 벌하는 날을 기다렸다. 지구는 교도소에서 매일 기도를 했다.


악인들을 심판해달라고. 그리고 나 또한 악인이니 심판받아야 마땅하다고.


그렇지만 아무리 기도를 해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구는 신께서 세상을 구원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구원자가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구는 자주 분노를 느꼈다. 지구의 정신질환이었다. 그는 자신을 통제하며 진정한 메시아가 되고자 했다.


신이 외면한다면, 아무런 구원도 없다면 그가 세상을 구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지구는 죄인이었다. 모두가 천대하는 죄인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스스로를 증명한다면 어쩌면 사람들이 그를 따를지도 몰랐다. 지구는 명상을 시작했다. 그는 곧 우주를 느꼈다. 물리적인 법칙으로 이루어진 광활한 우주를 느꼈다.


지구는 교도소에서 운동시간에 계속 달리기를 했다. 그의 몸은 활력을 되찾았다.



keyword
이전 19화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