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허기일지도 모르겠다만.
<최강야구> 유튜브만 보다가(요새는 보지 않는다. 갑과 을의 분쟁이 끝나지 않고 있다.)
제주 여행을 앞두고는 관련 맛집 유튜브를 보다가(너무 비슷비슷하여 본 것을 또보고 또봤다.)
이제는 <건축탐구 집> 이라는 유튜브를 간혹 본다.
<나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과는 결이 아주 다른
집 소개이다.
무조건 화려하고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자랑인 경우가 많아서 위화감이 든다. 자격지심일수도 있다.)
목적과 한계가 분명한 집들을 짓고 가꾸며 사는 멋진 사람들이 소개된다.
대부분 전원생활이나 도시에 있어도 개인주택이라는 점만 빼고는
나의 니즈를 반영해주는 집 구경을 거저 하는 셈이다.
이사를 여러 번 하면서 살았다.
이유는 물론 돈 때문이었지만
여러 곳에 살아본 것은 또 다른 경험이 되었다고
다양한 집 공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나중에 개인 주택을 지을 때는 훨씬 멋진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렇게라도 위로를 해본다.
같은 아파트여도 방향이 어디냐에 따라 햇빛을 받는 정도가 다르고
그에 따라 전체적인 집과 방의 느낌은 완전히 달라진다.
신용산집은 서향집이었는데 퇴근 직후 해가 질 무렵에는 방 끝까지 해가 엄청 들어와서
그 방을 사용했던 아들 녀석은 여름에 에어컨이 없으면 지낼 수가 없었다.
결국 나와 방을 바꾸었는데 나는 서향 그 방이 따뜻하고 좋기만 했다.
거의 에어컨을 틀지 않고 사는 나는
가급적 해가 지고 하루를 마감할때만 방에 들어가면 되니 별 문제는 없었다.
누구의 방이냐에 따라 편하고 불편함이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네모반듯한 모양의 집을 좋아하는데(당연히 그런 것이라 생각했었다.)
아들 녀석은 조금은 특이한 구조의 집을 좋아라 하는 것 같다.
복도가 길어서 자신의 방에서 하는 일의 독립성이 확보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꼭 공간이 네모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의 확장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 공간에 맞추어서 가구를 놓고
죽는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주인의 힘이다.
지금 사는 집의 거실에서는 멀리로는 아차산이 보이고(가까이에는 주유소가 보인다는 것이 함정이다.)
거실창으로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보이는 고양이 설이가 좋아하는 거실뷰이다.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주방과 거실의 독특함 때문이다.
네모나고 주방과 거실이 나란하가는 하나 약간의 구분이 되어짐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내 눈에만 들어왔을 수도 있다.(글로는 잘 설명을 할 수 없다.)
원래 눈에 보이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른 법이다.
그래서 눈에 뭐가 씌운다는 표현이 있는게다.
사람을 볼때도 집이나 물건을 볼때도 그렇다.
세상은 넓고 집의 형태는 다양하고 그것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즐겁다.
나도 멋진 집을 만들고는 싶은데 그것이 이루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
내가 원하는 집의 스타일은 방 2개에 화장실 2개인데 이런 형태의 아파트는 요즈음 찾아볼 수 없다.
내가 특이한 것 일게다.
(오늘보는 건축탐구 집 유튜브에는 친구와 옆집에 사는 부러운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막내동생과 옆집에 살고싶은 꿈은 있다.)
점심때 왕십리와 구의역 임장인지 산책인지를 마치고
전통시장에서 녹차 호떡을 하나 맛나게 먹고(오늘은 꿀을 옷에 떨어트리지 않았다.)
다시 좌판을 펼쳐놓은 단골 할머니에게(건강하셔서 다행이다.) 사온 고수와 오이지로
고수김치 담고 오이지무침 준비하고
중간 중간에 유튜브 본 것 빼고
오늘 딱히 한 일도 없는데
배는 왜 고픈거냐?(아니다. 배가 아픈건가?)
지난주까지는 벌크업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주에는 살찌는게 뭐가 어렵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꾸 배가 고파서 입이 출출해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다.
( 이 글을 쓰고서야 알았다. 일에 대한 허기로 뱃속이 헛헛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