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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혼식

경북연가 디카시 공모전 경북연가상 입상

by 해나



금혼식




오십 년 전 내 가슴의 꽃이

백발이 되어서도 여기 꽂혀 있소.

고맙소 고맙소 고맙소

이렇게 어깨동무하고

우리 마지막까지 함께 가세.



-김천 연화지에서









벚꽃보다 피우는 나무를 눈여겨보는 편입니다.


김천 연화지에서 이 나무 둘을 보고

문득 엄마 아빠가 떠올라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목만 마음에 두고 이태를 묵혀둔 채

한 줄 쓰지 못했던 사진인데


무슨 마음에

공모전에 이 사진을 출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폼으로 응모하며

즉석에서 시를 써서 내는 바람에


정작

수상 소식을 듣고도

제가 뭐라고 써냈는지가 기억나지 않는...



개인 사정으로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는데

상장과 도록을 보내주셔서


이제야

제 시를 보게 되네요.






오래전에 쓰러지신 후로 잘 걷지 못하시는

엄마,


그리고

그 곁에는

늘 엄마의 손을 잡고 계신 아빠가 있습니다.


두 분이 함께 살아오신 시간이

어느새

금혼식을 지나

황혼식을 향해 가고 있어요.


마지막까지 두 분 가슴의 꽃이 시들지 않길


이후로도

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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