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어. 열 번째 깨우는 거라고.”
“조금만 더 잘래요 너무 졸려요”
“그래 이젠 안 깨워!” “쾅!”
또 시작이다. 지겨운 기상시간.
엄마는 여러 번 깨우시다가 날 깨우는 걸 포기하신 만큼이나 힘을 실어 문을 세게 닫고 나가셨다.
내 방안의 적막함은 나를 곤히 더 자게 할 만큼이나 고요했지만, 엄마가 남기고 간 이 싸늘함은 나를 부르르 떨며 일어나게 할 만큼 강렬했다.
억지로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다 엄마의 표정을 보니 웃음기가 사라진 무표정이시다.
학교에 도착한 나는 매일 그렇듯 친구들과 놀고 점심에는 공놀이에 바빴다.
하지만 가끔 머릿속 한 구석이 불편할 때면 늦잠만 자던 나를 후회했다.
종례가 끝나고 제출했던 폰을 받는 반가운 시간이다.
난 폰을 받자마자 전원을 켜며 익숙하게 교복 끝자락으로 액정을 닦아냈다.
지문 하나 없이 깨끗해진 화면으로 전원이 켜지는 표시가 나더니 곧장 카톡음이 울렸다.
2시간쯤 전에 엄마가 보낸 카톡이다.
[아들, 아침에 짜증내서 미안, 아들이 엄마 아들인 건 정말 행운이다.]
라는 글과 함께 네 잎클로버가 엄마의 손 위에 살포시 놓인 사진이 와 있었다.
그렇게 늦잠만 자서 화가 났을 엄마는 또 먼저 사과를 하신다.
너무 미안함 마음과 함께 나는 몸을 일으켰다.
편의점에 같이 가자고 하는 친구를 뒤로하고 나는 아파트 화단으로 달려갔다.
나는 엄마처럼 예쁜 네 잎클로버를 선물하고 싶었지만 세 잎클로버들만이 내 마음도 모른 채 바람에 춤을 추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세 잎클로버 중에 가장 예쁜 하나를 소중히 손바닥 위에 올려 사진을 찍고 엄마에게 답장을 보냈다.
[엄마, 나는 엄마의 아들이라 항상 행복해요]
그리고 멋쩍은 표정으로 집에 도착하니 엄마의 예쁜 미소가 나를 반겨주셨다.
우리 엄마의 웃는 얼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