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피드백보단 욕이 나은 이유 ft. 넷플릭스의 솔직한 피드백 문화
"왜 그땐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불쑥 날아와 꽂히는 팀장의 한 마디.
사실 팀원은 늘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의문을 제기하는 대신 스스로 깎이는 쪽을 택한다. 뭔가 좀 이상한데 싶은 순간에도,
'어차피 말해봤자 또 못 알아들을 텐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은데 싶은 방향에서도,
'그냥 적당히 넘어가자.
나섰다가 내 일되면 복잡해져.'
입을 여는 대신 조용히 입술을 다문다. 그렇게 어느새 삼키는 데 도가 튼 자신을 발견한다.
괜히 한마디 했다가 서로 기분 상하게 하고 싶지도, 팀장도 아닌 내가 뭐라고 동료의 일에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도, 별 것도 아닌 일에 유난스럽고 까탈스러운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도 않으니까. 아니, 그냥 이 모든 일에 휘말리는 게 피곤하니까.
팀의 평화를 위한다는 그럴싸한 대의 아래 다 같이 꾹 참고 입을 잠그면 모두들 괜찮다는 듯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말을 삼키는 게 정말 괜찮은 걸까?
말하지 않는 친절이, 진정 모두를 위한 최선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탕발림이 빠진 솔직한 피드백을 받으면 불쾌한 기색을 먼저 내비친다.
Feedback; 되먹이다.
한국어 직역에서 오는 투박한 어감 때문일까. 마치 누군가 나를 멋대로 평가하고 판단하고 깎아내리는 듯한 찝찝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상하게도 피드백을 주는 행위 자체엔 지적, 비난, 불만, 불신 등의 단어가 세트처럼 따라붙는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종종 피드백이 없어야 완벽하다고 착각한다. 피드백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업적에 흠이 생겼다고 오해한다. 그리고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보단, 적어도 한 명 이상은 그 결함을 알아차렸다는 사실을 제일 견디기 어려워한다. 아무도 모르게 재빨리 감추고 싶어진다. 마치 절대 들켜서는 안 될 것을 들킨 것처럼.
어쩐지 피드백을 나에 대한 일종의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내가 틀렸다, 내가 못했다는 자기부정의 낙인의 상징처럼. 내 일의 결과를 부정당하는 듯한 감정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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