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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규 Aug 20. 2023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책임지는 법

아침부터 난리 아닌 난리가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아이들의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들은 바지에 소변과 대변을 누었다. 

딸은 온 집안을 뛰어다니다가 드라이아이스로 실험을 하던 냄비에 있던 물을 바닥에 쏟았다.

(우리 집은 쿠팡에서 드라이아이스가 배달이 오면 언제나 냄비에 물을 부어 수증기를 피어오르게 하는 실험을 한다. 애들이 아주 좋아한다.)


그간 리얼러브 부모공부로 코칭을 받아왔기에 내 마음은 여유로 가득 차있고, 이런 순간들이 아이를 키우는 4년간 끊임없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제 화가 나지도 않고 답답함에 한숨이 쉬어 지지도 않는다.

그저 아이들이 대처하고 책임지어야 할 일들을 담담하게 말해 줄 뿐이다.


세 살 아들에게는 화장실에 가서 스스로 바지를 벗고 빨래를 하도록 한다.

이미 6개월간 배변훈련으로 자신의 바지를 손빨래하는데 전문이 되었다.


딸은 걸레를 쥐어 주며 흘린 물을 닦으라 지시했다.

딸은 두어 번 나에게 와서 "이제 됐어?"라고 물어보면 "아직, 저기 물이 아직 있는데.?"라고 대답해 주었다.


부모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두 살이었던 딸이 계란 여러 개를 바닥에 깨어 놓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제대로 아는 것도 없었고, 그냥 내가 어려서 경험한 그대로 아이에게 한숨을 내쉬면서

"왜 그랬어? 누가 계란 만지라고 그랬어? 이거 만지면 돼 안돼?" 말하면서 아이를 달달 볶았었다.


2살 아이가 뭘 알고 그랬겠는가?

하물며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는가?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막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이제 화를 내지 않고 침착하게 이 상황을 대처할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어린아이들은 늘 이런 실수들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실수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를 배운다.

1. 스스로 바닥을 닦고 청소하는 것을 배운다.

2. 스스로 옷을 벗고 손빨래를 하는 법을 배운다.

3. 자기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 징징거리며 다른 사람이 책임지길 기대하지 않고 스스로 처리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 번째 교훈이라 생각된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가 저지를 난장판을 남이 처리하기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쓰레기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감사하는 것은 가정보육을 하고 있기에 정신없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서두름 없이 천천히 여유롭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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