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하다 용마산

by 일조

아?

아이스크림이다!!!


아내는 정상에 올라서자마자

아이스크림 사장님을 발견하고

감탄을 뱉었고

잠시 후,

우리는 돌턱에 기대 앉아

스크류바를 먹고 있었다.


엄연히 태극기가 휘날리는

산 정상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생전 처음 먹어 보았다.


와, 맛이 제법이구나!

한라산에서 라면을 먹었을 때처럼

색다르고, 시원하고 달콤했다.


용마산은 작지만 웅장했다.


완만한 경사길을 올라가고 내려가다

중간 중간 보이는 풍경이

제법 전망스러웠다.


서울이 한 눈에 담기는 풍경은

북한산에서도

인왕산에서도

북악산에서도

안산에서도 보지 못했던 진풍경이었다.


오빠, 나는 북악산보다 좋다.


산을 오르면

보는 맛이 있어야 좋다고

그래서 나는 백운대가 제일 좋다고 하는

아내가 용마산을 오르고 나서 말한

소감이었다.


역세권 아파트에 살면서

중요한 게 있었다.


평일에 출퇴근 할 때 말고

공휴일에도 좋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강남을 갔을 테니까.


그래서 선택하기 전에

아파트 주변을 샅샅이 둘러 보았었고

그 때 눈여겨 보고

드릉드릉 했던 것이 용마산이었다.


집에서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등산로 입구를 만나는 것은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평창동은 북한산세권이다.

어디서나 북한산을 갈 수 있지만

올라가는 입구가

걸어갈 수 있는 곳이 있고

마을 버스를 타는 것이 좋은 곳이 있다.


우리 집은 마을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좋은 위치였다.


용마산은 달랐다.

아파트를 나와 길을 건너

조금 올라가자 등산로 입구가 나왔다.


가볍게 워밍업 하고

바로 등산을 시작하니 상큼했다.


등산 중간에 제법 그럴듯한

산스짐도 만났다.

그리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오고 가기 수월했다.

(인왕산은 주말에 가면

산객들이 참 많아서 사직동

하산길이 막힐 때가 있다.)


올라갈 때 45분

내려올 때 50분 정도

걸렸다.


이 정도면

동산과 등산 중간쯤이다.


5월의 용마산은

중간 중간 희미하게

어디선가 풍겨 오는

아카시아 꽃 향기가

참 좋다.


산걸음이 가벼운 아내는

산도깨비처럼 뛰듯이 내려가

기다리고

내려갈 때 무릎이 아파

팔자로 천천히 내려가는 나는

휘적 휘적 내려가다 만나서

일요일마다 산에 가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생전 생맥주를

찾지 않던 아내가

생맥주를 사서

반캔을 벌컥벌컥 마셨다.


용마산

용하다 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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