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바로 뒤에 용마산이 있다.
아파트 주변에 나무와 녹이 많다.
그래서 여름의 전령사들이 많다.
아침마다 매앰매앰매앰매앰매앰~
비가 며칠을 내리 쏟아부은 뒤에
간만에 파란 하늘이 보이는 아침
창문을 열면 집안 가득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매미소리는 여름이
성큼성큼 오고 있다는 신호다.
이 청량한 기분을 좋아한다.
여름방학이 생각나기도 하고
수영 가방을 들고 학교 수영장에
놀러가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
아주 어린 시절 지리산골에 살던 때
나무 위 원두막에 사다리 밟고 올라가
모기장을 텐트처럼 치고 누워서
수박을 먹던 기억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무에 착 붙어서 꼬리를 부르르 떨며
매앰매앰 울던 매미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어린 나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맴맴 소리 하나에 떠오르는 추억과 기억이
참 많다. 하나하나 정겹고 아련하고 소중하다.
더운 건 싫지만 여름은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창동에 살 때는 집 뒤가 북한산이라
산새 소리, 밤새 소리, 매미 소리가 그야말로
우거졌었다. 이 동네 이사 오면 그 소리들
그리워서 어쩌나 살짝 걱정했는데
여기는 또 여기 나름의 여름 소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좋았어! 고마워! 반가워 맴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