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조 Jul 19. 2024

반가워 맴맴

아파트 바로 뒤에 용마산이 있다. 

아파트 주변에 나무와 녹이 많다.

그래서 여름의 전령사들이 많다.

아침마다 매앰매앰매앰매앰매앰~

비가 며칠을 내리 쏟아부은 뒤에

간만에 파란 하늘이 보이는 아침

창문을 열면 집안 가득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매미소리는 여름이 

성큼성큼 오고 있다는 신호다.

이 청량한 기분을 좋아한다.

여름방학이 생각나기도 하고 

수영 가방을 들고 학교 수영장에

놀러가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 

아주 어린 시절 지리산골에 살던 때 

나무 위 원두막에 사다리 밟고 올라가

모기장을 텐트처럼 치고 누워서

수박을 먹던 기억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무에 착 붙어서 꼬리를 부르르 떨며 

매앰매앰 울던 매미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어린 나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맴맴 소리 하나에 떠오르는 추억과 기억이 

참 많다. 하나하나 정겹고 아련하고 소중하다.

더운 건 싫지만 여름은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창동에 살 때는 집 뒤가 북한산이라 

산새 소리, 밤새 소리, 매미 소리가 그야말로

우거졌었다. 이 동네 이사 오면 그 소리들

그리워서 어쩌나 살짝 걱정했는데

여기는 또 여기 나름의 여름 소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좋았어! 고마워! 반가워 맴맴~


이전 01화 와아아아 여름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