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담기 때문에 강력한 '그림책'
호불호가 있을지언정, 뉴욕은 많은 이들이 동경하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뉴욕 거리에는 수많은 굿즈들이 넘쳐난다. '아이러브뉴욕'이 새겨진 티셔츠나 텀블러는 말할 것도 없고, 벨트나 핸드폰 케이스 등 가능한 모든 물건에 'NY'를 새겨 넣는 듯하다. 재밌는 것은 그림책 또한 그렇다는 것.
독립 서점, 대형 서점과 드라마북샵 등 특색 있는 서점을 방문할 때마다 뉴욕을 소개하는 그림책이 빠지지 않고 자리한 것을 만날 수 있다. 뉴욕의 대표 일본 서점 '키노쿠니아'에서도 입구부터 뉴욕 관련 책을 전시한다. 그 내용 또한 다양하다. 뉴욕의 역사를 담은 그림책부터 뉴욕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 그리고 뉴욕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집중 조명하는 그림책과 아트북까지 셀 수 없을 지경이다.
스타일리시한 그림체로 사랑받는 Miroslav Sasek의 도시 시리즈 중 하나인 'This is New York'은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바로 구입하지 않은 게 아쉬울 만큼 아름다운 그림이 일품이다. 간단하지만 랜드마크에 대한 정보도 잘 담겨있다. 가는 곳곳마다 놓여있는 '뉴욕'이 들어간 그림책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든다.
그림책은 이야기를 담는다. 그 옛날부터 사람들이 재밌는 이야기에 매료되는 것은 사람들을 웃고 울리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듣고 '아는 것'과 가슴 깊이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르다. 그래서 한 도시에 대한 그림책은 또 다른 이야기를 낳고, 그것은 다시 강력한 문화 자본이 될 수 있다.
시장의 규모로 따지면 비교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우리도 언젠가 각 도시의 매력을 듬뿍 담은 그림책이 곳곳에 진열되어서 '서울에 대한 자부심이 장난 아니군!'과 같은 소리를 듣는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한 편으로, 도시에 대한 사랑을 그림책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낭만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