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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

by 정이흔

가을빛


창밖 난간에 가을이

힘겨운 두 팔로

매달려 있다

가을의 이마에서 흐른

땀방울은 온 들판에

넘쳐흐르고

질척이는 논둑길 지키던

콤바인만 말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이미 늦어버린 가을을

보낼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진회색 안타까움만 툭툭

내뱉고 있다

넘실대던 황금빛

물결 자랑하던

너른 들판도

지난밤 가을비로 단숨에

푸석 늙어 버렸다







요 다음 글처럼 행간 문제가 항상 시를 쓰는 나를 괴롭힌다.

이제 행간 글을 올렸으니

이 시의 행간을 두 칸씩 띄어 수정해 본다.

그러면 웹 화면에서는 비로소 연의 구분이 보일 것이지만

앱 화면에서는 연의 구분이 2행씩으로 보일 것이다.

거, 참.....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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