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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Nov 02. 2024

관리소장의 죄

- 영겁까지

관리소장의 죄


- 김용기



마주 보고 있지만

몇 년째 한 마디도 나누지 않는

불편함이 있다


원수처럼 다문 입

양보할 생각 없는 팽팽한 긴장감

낙엽은 눈치가 없다

앙숙

남들 잘 때 서열다툼 하듯

싸울까


저렇게 찬바람 날 때까지 놔둔

관리소장은 결국

해고되고

교체되고

한다는 짓이 기껏 주먹다짐 못하게

족쇄나 채워 놓고

월급 받아먹다가 갔다


겨울 또 올 테고

눈 다 맞아도

저러고

마주 앉아 서슬 퍼런 시간

겨누고 있을

아파트 긴 나무의자에

쪼그려 앉은 새 관리소장은

예쁜 페인트 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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