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

by 김현아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에 대해 의구심이 들 때가 참 많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던 길인지, 스스로도 확신이 서지 않지만 손전등을 켜고 요리조리 살피며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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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왼쪽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도중 막다른 길을 마주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너무나 무섭고 낯설어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체 빠져나오기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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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길에 빠졌다는 그 자체가 나를 하염없이 자책하게 만들었다. 길을 잃어 헤매고, 빠져오는 과정 속에서 허비한 시간과 돈, 눈물을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거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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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현재 내가 계속해서 꿈을 꾸고, 꿈을 만들어 가고, 갈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어쩌면 막다른 길을 마주했던 진한 흉터 자국이 아니었나 싶다. 쓰라린 상처에 새 살이 통통하게 차오를 때까지의 쓰라림을 참아내고, 차곡차곡 딱쟁이들이 한데 모여 상처를 메꾸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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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길이 틀린 길이 아닌 회고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옛 상처가 버팀목이 되어 탄탄한 바탕을 깔아주었듯이. 아픈 경험도, 상처도, 이제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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