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방귀 뀌어도 돼?

by 고카


연애할 때만 하더라도 내가 방귀를 심하게 뀌는지 와이프는 몰랐다. 연애시절 둘이 있는 공간에서 풀피리 소리처럼 ‘쀠~이익~’하고 새어 나온 소리를 내고서 얼마나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했는지 그 표정과 상황이 웃기고 재미있어했는데 이제는 사기 결혼을 운운할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방귀를 뀌고 있다. 다행히 향기는 없고 소리만 있는 방귀라서 2연타 3연타 방귀를 뀐다는 것에 소리를 들을 때의 불쾌뿐이지 냄새로 인한 고통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연예시절에는 서로 알 수 없었던 숨겨왔던 진실의 모습을 결혼하고 나서야 가감 없이 보여주게 되었다.


연애할 때는 알았다. 음식 성향이 서로 다르다는 걸 그래서 햄버거 피자처럼 아메리카 초등학생 입맛인 와이프와 곱창 막창 회를 좋아하는 나의 입맛이 서로 달라 식도락에 대한 재미가 없다. 그런 부분이 사전 고지되어 미리 알았기에 결혼 후 겪게 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몰랐던 알았든 간에 부부로써 살아가는데 불편함은 있지만 그게 고통이나 좌절을 안겨주지 않는다. 다행히 가족 간에 입맛이 크로스로 맞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럴 때 못 먹던 음식을 먹기도 하고 귀에 거슬리던 방귀소리도 아무 생각 없이 틀어놓은 티브이 소리처럼 익숙해졌다.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서로의 모습에 익숙해지기 보다 이제는 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부부간 자식 간인 가족이라는 관계로 이어져 있어도 별개의 인격체이다. 방귀를 편하게 뀔 수 있게 된 건 그 다름을 이해해 준 가족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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