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직장 생활 빌런들의 유형

멍부가 가장 최악

by 고카






직장 생활이 10년이 넘었다는 말에 자부심이 생겼었는데 11년 12년 이렇게 한 해 두해 더해지면서 어느새 나도 나이가 많아지고 점점 젊은 감각보다 고정관념과 기존의 관성에서 일을 하려는 성향이 생기는듯해서 스스로 각성하고 반성하게 된다. 만 15년 차? 정도가 되었음에도 아직도 회사 생활은 쉽지 않다. 라떼를 운운했던 선배들의 시절과 달리 계속 산업도 시장도 문화도 변화하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기존의 해오던 짬에 의해서 해결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변화하지 않고 얍삽하고 얄미운 방식으로 생존하는 유형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1. 빨대맨

호응은 제법 열심히 한다. 하지만 일을 나누어주면 하는 척만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중간중간 훈수를 두다가 나중에 보고 시점에서는 자기가 다 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일하는 중간중간 현황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고 요점만 파악해놓는다. 보통은 자신의 직급을 활용해 후배들의 공을 가로채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런 사람들을 대할 땐 확실히 그들이 무엇을 담당했고 어떤 공을 세웠는지에 대해서 중간중간 메일과 같은 증빙을 남겨두어야 한다.


2. 마우스 워커

조선시대였다면 이런 사람들은 주로 장에서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이야기판을 열어도 줄 서서 들을 정도의 입담을 가졌을법하다. 자신의 생각을 정말 거침없이 이야기를 한다. 들을 때 ‘아하~ ’하지만 일이라는 건 아하! 하는 아이디어를 보고 서든 제품이든 무언 간의 산출물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이 가장 힘든데 입으로만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럴싸한 이야기로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지만 종종 본질을 흐리게 하고 필요 없는 이야기로 일이 지체되게 한다.


3.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사람)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과 다르게 정말 성실하고 부지런하다. 하지만 멍부(멍청한데 부지런한 사람)들은 대부분 고집이 세다. 책을 딱 한 권 읽고서 자신의 생각인 양 그게 정답이라 우기며 똑똑한 척하는 사람처럼 주변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다. 이런 유의 빌런은 상사들도 곤욕스럽고 만약 상사라면 부하직원들은 막노동을 엄청 해야 한다. 하지만 삽질 이후에 다시 정정된 임원의 결정에 의해 다시 또 삽질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4. 욜로 맨

이 사람들은 회사일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회식이 회사 생활의 주 KPI이다. 뭐 하니깐 한잔 뭐 해서 한 잔. 그 한 잔의 이유를 만들지만 정작 회사 업무에는 큰 관심이 없다. 보통의 이런류의 캐릭터는 출근은 늦게 퇴근은 빠르게 한다. 고과에 관심이 크게 없으며 인생은 즐기며 사는 게 최우선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빌런들이 존재한다. 김승호 회장의 ‘사장학 개론‘에서 나온 이야기처럼 회사는 일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파레토 법칙의 비율과 비슷하게 20%가 열심히 일을 하고 그 20%에서도 20%가 더 열심히 하고. 그런 식으로 소수가 회사 전체의 기여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회사라는 작은 집단에 빗대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아도 비슷한 비율과 형태로 운영이 된다. 스스로는 몰랐지만 남들에게는 내가 빌런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다른 빌런을 욕하기보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정의하고 성찰한다면 적어도 빌런은 아닐 것이다.

참고로 가장 힘들었던... 빌런은 멍부인 상사인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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