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방의 문을 여는 순간 한숨이 나왔다. “아 더러워 죽겠네.”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다. 분명 며칠 전에 대청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책상 위에 난잡하게 어지러워져 있었다. 그리곤 나의 공간으로 쓰는 작은방으로 갔다. 작은방에는 아이들 옷장 그리고 나의 운동 집기들 그리고 책이 있는 공간이다. 나만의 공간으로 쓰고 있지만 아이들의 옷장이 있기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옷장에서 옷을 꺼내고 정리를 안 하고 던져놓기 일쑤다. 정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왜 옷장 서랍은 항상 열어두는 거야? 닫기가 어려운 거야?” 잔소리를 해도 대답도 하는 둥 마는 둥.. 심지어 안방에 속옷 양말 서랍도 마찬가지다.
결혼하고 와이프하고 가장 많이 싸운 부분이 청소다. 나는 눈에 보이면 바로 정리하고 깔끔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미루고 쌓아두고 정리 안된 상태로 한참을 방치한다. 그렇게 작은? 부분이 잘 맞지 않았다. 치우면서 투덜대기 일쑤였고 그 잔소리는 싸움의 시발점이 되었다. “아 진짜 더러워 죽겠네” “그냥 조용히 치워주면 안 돼?"
이제는 그냥 조용히 치워준다. 물론 나도 그냥 휙 던져놓은 것을 바로 치우는데 애쓰지 않고 한 번에 몰아서 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놔두기도 한다. 나를 위한 포기가 모두에게 행복을 주었다. 하지만 첫째 아이의 방을 보고서는 다시 나의 욕심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아니.. 방인지 다용도실에 쓰레기를 모아놓은 통인 건지.. 너저분하게 있는 방을 보고 한숨이 나오는 걸 미뤄두고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 “난 못 본 거다. 저 방은 우리 집이 아니다.” 여전히 마음이 불편하고 잔소리가 튀어나오려고 입이 삐죽거리고 있지만 참았다. 더럽다고 죽을 지경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