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가치 있는 일이란?

by 고카


26살 회사에 입사해서 정말 어려웠던 보고서 작성. 나름 꾸미고 만들고 글 쓰는 것은 좋아했지만 두괄식의 Headline과 한눈에 보이는 차트와 표를 데이터를 표현하고 윗사람의 의중을 꿰뚫어 그들이 요하는 답을 적는 행위. 바로 그 보고서를 작성하는 건 너무 어려웠다. 보고서는 보통 작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수의 검토 중간리더의 리뷰 팀장의 리뷰 거기에 더하면 임원 담당의 리뷰까지 산 넘어 산이다. ‘~을, ~를, ~로서 등등‘ 다양한 조사와 격조사 선택을 무엇을 할 것인지. 문구를 적고 지우고 적고 지우고를 반복해서 최종 보고서를 만들어 낸다. 그렇게 하나의 보고서를 만들어 최종 보고에 올리기까지 몇 날 며칠을 쓰고 심지어 밤을 새우기도 했다. 회사라는 조직이 보고서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고 업무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과연 그렇게 디테일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듯한 과정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구심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주요 정보와 업무 노하우가 이전과 달리 이전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젊은 친구들은 빠른 습득력으로 다양한 업무 Tool들을 활용하고 있고 정보도 요즘은 다각도로 접근 가능하고 열려있어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일을 하는 세대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OB와 YB 세대의 중간에 있어 과연 나는 어떤 포지션으로 가야 하는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 앞에 선다면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 자신을 느끼게 된다.


조직 내 나의 가치 발현에 앞서 근원적인 질문에 먼저 답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설픈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회사를 왜 다니는가?‘, ’회사에서 나의 가치란 무엇인가?’ 어쩌면 이 두 질문은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회사라는 조직은 나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돈을 내 노동에 비례해서 매월 제공해 준다. 과연 내가 월급에 비례해서 회사에 가치를 가져다주는가? 그래도 회사 명함이 나를 대변해 주는 것에 대해서 최대한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보고서를 쓰고 지우고 고치기를 반복한다.


진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에 더 강하게 들고 있다. 나의 생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회사가 나의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 있게 단순히 보고서에 매몰되어 시야가 제안되지 않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고 발전하고 진화하는 Tool과 세상의 Needs에 부합하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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