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못지않은 건장한 체구와 함께 공구를 만지는 손놀림은 예술가처럼 느껴졌다. 한대 한대 완료해가면서도 일을 하는 모습이 몹시 즐거워 보였다.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끝나지 않는 무한 루프와 같은 일이 정비소 사장님에게는 오히려 형벌이 아니라 축복과도 같아 보였다. 노장임에도 맑은 정신과 건강한 신체로 젊은 현역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고 계셨다. 일이 오히려 삶의 에너지이자 재미가 되어버린 사장님의 모습이 내가 찾고 있던 재미있게 일하는 삶이었다.
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월~토요일은 모두 영업을 한다고 쓰여있었다. 요즘에야 주 5일제가 익숙해 주말에 일을 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지만 정비소를 운영하면서 제대로 쉬시기나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사무실 안쪽에는 1977년 처음 정비사 자격증을 부여받은 날짜로부터 주기적으로 갱신한 이력들이 적혀있었다. 거기에 지역 순찰 봉사 표창까지 받은 사진을 보니 묻지 않아도 사장님은 정비 일속에서 자아를 실현하신 것으로 보였다.
역시 달인의 내공은 스치듯 마주쳤는데 큰 울림을 주었다. 파이어를 하고 어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꼭 그런 파이어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덕업 일치가 되는 것을 찾는다면 그 안에서 큰 즐거움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소설 속의 주인공 늙은 어부처럼 자신의 존재의 가치와 삶의 목적이 자신이 살아 있는 한 고기를 낚는 것이라고 여기는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